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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석의 칼에 맞는 이보



    SBS 밤10시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3일 방영에서는 혜성이를 보호하기 위해 살인자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아니하고 민준국을 죽이려는 수하를 말리려다, 혜성이가 칼에 맞게 되는 긴박한 상황을 그린다.

    ''출혈이 많았지만 다행히 장기는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자상인 것 같습니다.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수술을 한 의사가 병실을 지키는 차변호사(윤상현)에게 물어보지만, 혜성(이보영)은 깨어나자마자 수하부터 찾는다.

    "수하(이종석)는요?수하는 어디 있어요?"
    '수하는 늘 나의 목소리를 들어줬지만 난 들어 주지 못했어!'

    며칠 전 수하는 민준국(정웅인)이 선고 받기 전 날에 차변호사를 찾아 가 부탁한다.

    "무죄로 풀리면 가장 먼저 민준국은 짱변을 노릴거예요. 짱변곁을 지켜줘요!"

    결국 그 다음 날 민준국은 무죄로 풀려난다. 얼굴을 살짝 비스듬히 하고 야비함이 묻어있는 비웃는 미소는 가증스러움과 악랄함을 보여준다. 곧 태도가 변해서 두 팔을 가슴에 모아 꼭 쥐고 어린아이처럼 좋아서 마구 뛰며 좋아한다.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슴을 조이다가 무죄를 선고 받은 사람처럼. 전혀 다른 두 얼굴을 완벽히 보여주는 민준국!

    하지만 민준국 같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한 명쯤은 곁에 있다.우리는 한 사람한테서 종종 두 얼굴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곤 한다. 민준국은 확실하게 두 얼굴을 보여 주지만 우리는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맟춤형 얼굴로 자연스레 다양하게 변한다.

    상대방의 지위, 위치,그가 가진 여러 종류의 힘의 정도에 따라서. 약한 사람한테는 예의도 조심스러움도 배려도 사라진다. 심한 경우는 자신의 분노의 배출구로 사용하여 온갖 악한 말을 쏟아내며 냉대와 잔인함으로 마구 짓밟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꺼리낌없이 행한다. 상대방은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대부분 고스란히 뒤집어 쓰며 당한다.

    자신의 이익이 걸린 것이라든가 자신의 직위를 지키키 위해서,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든가 사람과의 관게를 맺기 위해선 그렇게 선할 수 없다. 심지어 어려움 가운데 있는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피같은 돈까지 써 가며 도닥여주어 마음을 녹인다. 그가 행했던 모든 악행을 보았는데 혼란을 느낄 정도다.

    결혼할 때 나한테 하는 것을 보지 말고 판단기준으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하는 것을 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보아야 퍼즐 맞추듯이 그려진다.

    무죄판결을 보고 나온 혜성은 문을 나서다가 주저앉아 통곡한다. 가슴이 찢어져 몸부림치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울음소리에 담겨있다. 이보영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고통속에서 토해내는 통곡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무죄판결이 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던 수하는 행동에 나선다. 차변호사한테 뿐만 아니라 지구대에도 혜성이 위험하다고 알려준다.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혜성의 집에다 연막탄을 터뜨려 위험성을 경고하여 감시하게 한다. 차변호사는 10년 전 판결문을 받아보고 수하의 말이 맞았음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수하는 민준국을 만나러 간다. 검은 모자를 쓰고 커다란 검은 가방을 손에 든 수하도 예전의 해맑은 천사같은 소년이 아니다. 분노와 증오가 온 몸의 세포를 거세게 흐르고 죽음의 어두움이 몸을 휘감고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민준국.

    "여기가 당신끝이야! 죽는다해도 상관없어.내가 죽으면 당신은 살인자가 되겠지."
    "네가 죽으면 그 년이 괴로울거고 내가 살면 너는 살인범이 되는거야!"

    "지금까지 난 눈을 감고 있었거든. 어둠에 익숙해져서 네가 잘 보여! 하지만 네 놈은 안 보이겠지?"


    스위치를 내려 한 번에 불이 꺼진다. 쇠막대기로 사정없이 수하를 때리는 민준국. 계속 맞기만하는 위험에 있다가 간신히 반격에 나서는 수하. 이번엔 수하가 불을 켜고 마구 때려 민준국 입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너 설마 나 죽이려는거야? 너 살인자가 되는거야."
    "네가 죽어야 그 사람이 살아!"

    잠깐 멈추어 섰다가 준비해 온 칼로 찌르려는 데 뒤늦게 수하의 생각을 알고 달려 온 혜성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다. 민준국을 찌르려던 칼은 혜성을 찌르고 만다. 금방 피가 흥건히 흐르며 쓰러진다.

    그 와중에서도 수하에게 힘겹게 말한다.

    "야 이 밥통아! 저 인간이 죽으면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라 살인자가 되는거야!"

    수하는 너무 놀라 실어증이 된 사람처럼 신음하지만, 혜성은 다시 속삭이고는 의식을 잃는다.

    "어~어~"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마.절대.허튼 소리하면 다신 널 안 봐."

    인생 앞에 다가오는 모든 문제는 더구나 인간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일수록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는 것 같다. 목숨을 건 희생! 아무리 무서운 저주도 희생의 제물 앞에서는 삭은 줄처럼 힘없이 끊어진다.

    혜성은 죽음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가 수하가 살인자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