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성의 수호천사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12일 방송에서는 박수하가 본격적으로 장혜성의 수호천사가 되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렸을 때 자동차 타고 가다가 민준국이 나타나 쇠파이프로 아버지를 죽이고 수하까지 죽이려는 찰나,
    지나가던 혜성이한테 들키는 바람에 못 죽였다. 하지만 범인은 숨어 있는 혜성이한테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협박을 한다.

    발설하는 날에는 세상 끝날까지 쫓아 가 죽이겠다고 하면서 쇠파이프를 끌고 사라진다. 날카로운 쇠파이프 소리는 민준국의 악마성을 소름끼치게 드러내며 사라졌었다.

     그 이후 장혜성의 목숨 건 증언으로 민준국은 감옥에 가고 어린 박수하는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도 장혜성에게 평생 지켜준다고 약속한다.

    사람이란 약속을 하는 순간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하물며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도 수하는 그 약속을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이 마음에 품으며 자랐다.

    그 뒤에 수하가 어떻게 자랐는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하는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건강하고 밝게 구김살없이 자랐다. 이 드라마에 특징이기도 하다. 모두가 긍정적이고 밝다.

    머리 검은 인생 은혜를 모른다는 옛 어른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은혜는 물에 새기고 원한은 돌에 새긴다는 말도 있다. 은혜를 받고 그 은혜에 늘 감사하며 사는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은 큰 선물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이미 행복의 여건을 가진 사람이다. 대부분은 속담처럼 은혜를 잊는다. 아니 부담스러워 잊고 싶어한다.


    수하는 어쩌면 큰 생명의 은인이 있었기에 그 은혜를 마음 판에 새기고 갚으려는 생각 때문에 잘 자랐는지도 모른다.

    ‘당신을 다시 만난다면 내가 지켜주겠습니다.’
     
     본래 수호천사는 지켜줘야 할 이를 잠시도 떠나지 않는다. 수하도 혜성이를 만난 후로는 늘 안테나를 장혜성에게 고정시켜 놓는다. 일을 끝내고 사무실을 나서면 같이 뒤따라간다. 길에서 불량청소년들을 만나 위험한 때 그들로부터 혜성이를 지켜 준다.

    혜성이가 버스에 타면 같이 버스에 올라탄다. ‘이 놈의 버스는 맨날 자리가 없어. 피곤해 죽겠는데’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는 버스 안을 둘러보더니 내릴 사람을 파악하여 그 앞으로 데리고 가 앉아서 가게 한다.

     ‘수호천사’라는 게임이 한 동안 유행했었다. 어떤 사람의 수호천사가 되어서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알아내서 해 주는 것이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 놓고 하는 데 상대방은 모른다. 참 좋은 놀이인 것 같은데 지금은 없어졌나 보다.

    무엇보다 혜성이가 국선변호인으로서 성실하게 잘 하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격려해 준다. 어느 날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법원에서 감옥에서 출소한 민준국의 속으로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장혜성 그 꼬맹이가 여기서 국선변호사가 됐어?"


    깜짝 놀라는 수하는 주위를 둘러보지만 찾지를 못한다. 



     그런데 변호하는 첫날부터 혜성에게는 알 수 없는 번호로 문자가 계속 온다.

         I’ll be there. ‘I’ll be there. ‘I’ll be there.  

    수하는 민준국이 출소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문자도 그 남자가 보냈다고 생각한다.

     한 편 혜성이는 승소한 기쁨에 여유롭게 있으면서 그 문자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하다가 눌러본다. 그런데 어디서 벨 소리가 들린다. 찾아보니 자기 집에서 들린다. 마치<어둠 속에서 벨이 울릴 때> 같은 장면이 연상되면서 극도의 공포감을 준다.

    수하는 혜성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혜성이 집으로 달려가다 불량배들을 만나 한 판 붙지만 온 힘을 다해 그들과 싸워 간신히 다친 몸으로 숨이 끊어져라 혜성이 집으로 달려간다.

    수하는 혜성이를 민준국으로부터 지켜 줄 수 있을까? 또 민준국이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만나는 많은 위험으로부터 수하는 어떻게 혜성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

    용감하게 위험에 처한 혜성이를 구하는 수하의 모습은 이 시대의 약해진 남성성에 대한 회복의 염원인지 모르겠다. 어찌 보면 한국판 수퍼맨 같기도 하다.

    아니면 온갖 부정 부패로 위태한 이 사회의 영웅을 기다리는 바람!
    앞으로 작가가 수하를 어떤 모습으로 그릴지 궁금하다.

        “당신을 내가 지켜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