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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한중 정상회담에는 어떤 제안을 할 것인가.
탈북자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나?박근혜 대통령 :
시진핑 주석과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다.
여러가지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중수교 20년이 됐는데 놀라운 발전을 했다.
더 큰 양국 간의 발전과 협력을 만들어 갈 것이다.
북핵 문제는 중국의 역할이 크다.
그런 얘기들을 할 것이고 양국 간에 공동 관심사를 나누다 보면,
서로 이해하고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의 가진 오찬에서
[탈북자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박 대통령은 이날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북한]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데 할애했지만,
[탈북자] 혹은 [새터민]이라는 단어는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중국과 탈북자 문제를 논의할 것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도,
[북핵]문제와 [한중 양국간 공동 관심사]라는 단어로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았다.라오스 대사관의 안이한 대처로
탈북 고아 9명이 북한으로 압송되는 [죽음의 길]로 내몰렸지만,
정부는 물론 박 대통령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셈이다. -
- ▲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라오스대사관 징계 가능성은?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나 대선주자 시절
“소중한 북한동포의 인권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정부는 이번 라오스에서 탈북 고아 9명이 북한의 체포조에 압송된 사건 이후
별다른 대책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특히 라오스대사관은 탈북고아와 이들을 도운 선교사의 구조 요청에도
[기다려라], [걱정 말라] 는 식의 말로 미적거렸고,
결국 9명의 탈북 고아들은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지난 16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이민국 수용소로 옮겨진 뒤에도
한번도 우리 대사관 측과 면담하지 못했다.박 대통령은 탈북 청소년 북송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에 대한 감사 또는 사실규명 작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외교부 자체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이후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나오면
그때 가봐서 (감사 지시 등을) 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걸 해야 할 상황인지는 모르겠다.”-청와대 관계자,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 중국 방문, 시진핑 주석 만나서도
[탈북자] 말 꺼낼까?이날 박 대통령은 출입기자단 앞에서도 [탈북자]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정부가 [탈북자] 문제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북핵문제], [한중 FTA] 등
산적한 대 중국 현안을 해결할 방중을 앞두고
외교적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부담스럽다.2. 북한이 이번 라오스 탈북고아 강제북송에서 보여준
이례적인 발 빠른 [체포조 투입]은
이 같은 국제적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일으키고
내부 분열을 일으키기 위한 외교적 전략일 수 있다.
이 같은 명분에도 헌법상 우리 국민인 탈북자,
그것도 10대 미성년자들이 강제 압송되는 [죽음의 길]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특히 이들 탈북고아들이 두만강을 넘어 라오스라는 먼 곳까지 가게 된 이유가
중국이 여전히 강제 북송에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중국에서의 남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 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볼 때
중국과의 외교 문제는 박 대통령이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실제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문제를 공개석상에서 언급해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보다
비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출입기자들에게조차 [탈북자]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박 대통령이
이번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말을 꺼내지 않을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중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감 있게 공언한 박 대통령이
첫 방중에서 [탈북자]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면
향후 임기 내내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할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