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과 세계가 고통속에서 슬퍼하는데누구 하나 마음에서 나오는 한 마디도 없어서야
  • 짹! 소리 한 번 못 내는

    비겁한 대한민국 정부

     


  • 탈북고아 9명이 죽을 고비를 수 없이 넘고 넘어 라오스까지 왔다가,
    북한 공작원에게 잡혀 북한으로 끌려갔다.

    한국 가게 됐다고 좋아하며 뛰놀던 청소년들이
    반대로 북한 공작원에게 붙잡혀 다시 북한으로 끌려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랬을까?
    얼마나 절망했을까?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을까?

    대한민국에 대한 배신감으로 몸을 떨지는 않았을까?

    그 순간의 공포와 두려움과 당혹감은 상상만 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슬펐고, 힘들었고, 힘이 빠졌고, 분노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이 불행한 사건을 대하는 대한민국 정부 각 부처의 반응과 행동은,
    [진짜 이래서는 절대 안된다]이다.

    정부의 반응은 아무 생명도 영혼도 없는 괴물같다.

    외교부도, 통일부도, 인권위원회도, 물론 청와대도 아무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말 몇 마디를 하긴 했지만, 그것은 사람의 말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사건 전말에 대해 마지 못해 설명하는 구차한 기계음일 뿐이다.

    이번 사건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심리적인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충격에 대해서 대한민국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지 입을 열어야 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혹은 굳이 이해하려 들자면,
    정부 부처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 입을 다물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전통이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그래도 북한에 대해 아주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공무원들은 남북관계에 대해 입 열면 안되는 이상한 분위기에 순치될 대로 순치됐다.


  • 그러니 이번과 같이 고차원적이고 국제적인 사건에 대해서
    주도적이며 인간적인 반응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것이었을까?

    이번 탈북 고아 사건이 터졌을 땐,
    대한민국 정부의 어느 한 인간, 어느 한 부처, 마음을 시원케 하는 한 마디가 나오지 않았다.

    라오스가 걸려있고, 중국이 걸려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어떻게 처신해야 우리나라에 더 이로울까, 머리를 굴렸을 것이다.

    단언하건대, 이런 태도를 가지고는 대한민국 정부, 절대 대접 못 받는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치밀한 공작을 먼저 이야기할 사항이 아니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니까…하고 핑계를 댈 일도 아니다.
    대사관이 잘 못 했느니, 잘 했느니 하는 것도 물론 짚어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대한민국 정부가 입을 열어 해야 할 말이 있었다.
    그것은 탈북고아들의 그 죽음과 같은 아픔과,
    그리고 그들을 생각하면서 한없이 작아지고 슬퍼지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다.

    여기에 정상적인 마음을 가진 전 세계의 모든 세계인들이 느끼고 힘들어했을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요 마음이요 영혼의 신음에 공명하는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대한민국 정부, 이래가지고는 절대 국제사회에서 아무 대접을 받을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은 절대가치이다.
    이 앞에서는 모두 다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 절대가치를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은 조금 손해를 볼 것 같아도
    당연히 할 말을 해야 한다.


  • 인간의 절대적인 기본가치 앞에서,
    외교가 어떻고, 머리 굴리며 이해관계를 저울질 하는 이런 구역질 나는 태도가,
    이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외교 이전에, 무슨 이해관계 이전에 먼저 아파해야 할 줄 알아야 한다.
    눈물을 흘릴 줄 알아야 한다.
    고통과 좌절감에 분노하고 소리지르며 외칠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탈북고아들에게
    더 이상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한 재외동포들이 겪은 비극을 보면서 힘들어 하는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이번 사건이 인도적으로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정도의 말 한 마디도 못하나? 
    이런 식의 논평에 무슨 외교적인 눈치보기가 필요하고,
    무슨 이해관계를 결부시킬 여지가 있을까?

    없다.
    라오스도 동감할 표현이고,
    중국 정부 역시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 말을 들으며 마음이 뜨끔할 것이다.

    이런 말을 해 본 적이 없다고?
    그럼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컨닝이라도 하면 좋겠다.
    탈북고아 사건에 대해서,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국 기관들은 이렇게 말했다.

     “북한당국이
    대부분 미성년자이고 고아인 것으로 알려진
    9명의 탈북청소년들을
    제대로 보호할지 우려된다.

    북한당국이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이들 청소년이 현재 어디에 있고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받게 될 처벌과 대우에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관련 당국 모두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만일 청소년들이 이미 북한으로 재송환됐다면
    북한당국은 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지위와 행복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국제사회에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

        -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이들이 북한으로 되돌아갔을 때
    (받게 될) 기본적인 인권과 안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
    특히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는 국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어떠한 직•간접적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 

       -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

    “북한이 탈북을 이유로 송환된 청소년들에게 가혹한 처벌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이들 난민 9명의 현황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들이 자국을 떠난 이유로 처벌받거나 보복받지 않을 것을
    공개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 휴먼라이츠워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

    "미국은 라오스가 중국에 9명의 탈북자를 추방했다는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
    역내 모든 국가가 자국 영토에서 탈북자 보호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중국정부도 유엔난민협약 등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유엔난민기구 활동에 협력해야 한다.”
      

       - 미국정부관계자


    양심이 메마른 외교관,
    가슴이 뻥 뚫려 인간의 비극적인 상태에 공감할 수 없는 고위관리들,
    그들이 통일부이든 외교부이든 혹은 청와대이든 간에,

    이렇게 비겁하고 치사한 반응을 보이는 한,
    대한민국 정부는 결코 국제사회에서 홀로 설 수 없다.

    자기 문제에 대해서 입을 닫거나 혹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조차 모른다면,
    결국 남이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노예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이것은 주권국가에서는 첫번째로 추방해야 할 악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