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최고권위자들의 회합
MBC일일 드라마(연출:김근홍,권성창/극본:최완규/ 기획:신현창) 24일자 방송에서는 유의태의 질병으로 인해 의학 최고 권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학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허준(김주혁)은 스승 유의태(백윤식)를 고치기 위해서 불철주야 치료 방법에 매달린다. 스승님의 약재에 필요한 약초를 캐러 갔다가 유의원 집에 돌아오니 스승님은 혼절해 있다.
침을 놓을 것인가 뜸을 뜰 것인가 고민하다 침을 놓기로 한다. 밤새 입으로 불어 불길을 살려 약을 달인다. 정신을 잃고 있는 스승님의 입에 숟가락으로 조금씩 떠 넣는다.
‘스승님! 제발 정신 좀 차리십시오! 이대로 가시면 안 됩니다!’
이틀 만에 유의태는 정신이 돌아온다.
며칠 후 유의원 집에는 삼적대사(이재용)의 요청으로 안광익(정호빈)이 찾아온다. 삼적대사도 친구를 이대로 떠나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안광익은 속세를 완전히 떠나 산 속에서 살면서 오로지 약초 연구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혹시나 친구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부른 것이다.
유의태와 안광익은 처음 보는 사이다.
“삼적대사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무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들었습니다.
사람의 몸 갈라본 적 있소? “
“짐승 갈라본 게 고작이오. 수많은 짐승들의 장기를 들여다 보았소!”
“죽은 송장이라도 열어보는 게 소원이오.”
“국법으로 엄금하는 터라.. 그렇다 해도 죽은 몸을 열어보면 장기는 쪼그라들었을 거요.”
“의원이라면 사람의 몸 속을 들여다 보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겠나?
그러지 않고는 더 이상의 정진을 기대하는 게 어렵지. 필요하면 누군가는 해야지!”
같은 분야의 같은 뜻을 지향하는 세 사람이 같이 있으니 외로움은 물러가버린다. 천하를 얻은 듯 든든해 보인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환자를 치료하면서 생활하는 것으로 만족했겠지만 오직 환자가 생명인 이들은 더 많은 환자들을 고칠 수 있는 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이다.
수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가족들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 최고의 의술로 고칠 수 없는 의술에 한계를 느끼며 괴로워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조선 최고의 의술을 지녔다며 감탄하며 최고의 칭찬을 늘어놓지만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처 치료 해 주지 못해 고통 받았던 병자들 허무하게 죽어 간 사람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수 많은 질병 앞에서 늘 고민하며 치료 방법에 전념했던 사람들답게 의학에 관한 깊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한 분야에서 단순히 최고가 되거나 명성을 얻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명한 철학과 꿈이 있다면 부단히 연구하고 갈고 닦게 될 것이다. 청소부를 하더라도 분명한 철학과 신념이 있는 사람과 대통령이 되어도 나라를 향한 확고한 비전과 신념이 없는 사람과는 그 결과물이 하늘과 땅 차이다.
세 사람이 의술에 한계를 느끼며 그 한계를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모습은 목숨 걸고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지사들이 모인 것처럼 엄숙하고 장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