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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1호선 구일역(왼쪽)에서 고척돔까지 멀지는 않다. 현재는 고척교를 우회해야 접근할 수 있지만 완공 예정인 12월 전에 다리를 짓는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만약 다리가 완성되면 도보로 3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이종현 기자
아빠가 돔구장 생기면 매일 야구 보러 가자고 했어요.
주말 아빠와 야구장을 가기로 한 초등학생을 울리는 야속한 비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우천취소]라는 말이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곳,
국내 최초의 서울 고척동 돔구장이 외부공사를 거의 마무리하면서,
1,000만 야구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구장이 조금씩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인근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야구장이 생기면 아빠에게 매일가자고 할 것 것 같아요.
집에서도 가까워요.
학교에서는 더 가까우니까 친구들하고 야구장 근처에서 많이 놀 거예요."- 김사무엘(가명) 서울 고원초등학교 학생
교통접근성 개선과 프로구단 유치 여부 등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지만,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란 특색만으로도,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미국의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의 돔 구장을 부러운 눈길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국내 야구팬들에게 이곳은 한 마디로 <파라다이스>다. -
- ▲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교척교를 지나서 고척돔까지는 7분여가 소요된다.ⓒ이종현 기자
그 <파라다이스> 건설현장을 기자가 직접 찾아,
공사 현황과 문제점 및 대안 등을 짚어봤다.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고척돔의 현재 공정률은 70%를 넘어섰다.
경기장 골조는 모두 세워져 웅장한 외형을 드러냈고,
돔 지붕을 하얀 막으로 덮는 작업도 마무리됐다.돔구장은 천연잔디로 조성하기 쉽지 않다. 지붕이 있기에 잔디의 성장이 힘들다.
그래서 인조잔디가 깔릴 예정이다. -
- ▲ 덕아웃 아래에 불펜이 조성될 계획이다.ⓒ이종현 기자.
가장 인상깊은 곳은 불펜이었다. 덕아웃 지하에 자리잡은 불펜은 투수들이 몸을 풀고
마운드로 올라서기에 가까웠다.1루나 3루, 아니면 외야에 위치한 대개의 야구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투수들의
안전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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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돔 전경.ⓒ이종현 기자
구장 건설과 함깨 가장 큰 걱정거리로 여겨졌던 접근성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구장은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도보로 7분 거리에 있다.
버스를 이용하면 구장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목동구장도
가장 가까운 전철역 5호선 오목교역에서 약 10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교통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했다.더구가 서울시는 구일역에서 돔구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연결다리를 만든다는 복안도 추진 중이다.
"버스노선은 아직까지 확충하고 변경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관계부서와 협의를 할 것이다.지하철 구일역에서 고척돔까지 연결다리를 만들 계획이다.
고척교를 지나는 것 보다는 훨씬 빠르게 도착할 것이다.
현재 설계협의 단계다."- 서울시 관계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은 나쁘지 않지만,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구장 주변은 심각한 교통 혼잡 지역이다.
돔구장이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경우 교통 혼잡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고척구장의 주차규모는 지하와 지상을 모두 합쳐 500대 정도다. -
- ▲ 고척돔 주변은 출퇴근시간을 포함해 상습적으로 정체되는 구간이다.ⓒ이종현 기자
자기 차량 보다는 전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서울시의 정책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야구장을 찾는 야구팬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것은 가까운 일본도 마찬가지다.6개의 돔구장을 보유한 일본.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도쿄돔은 좌석수가 고척돔의 두 배에 달하는 4만5600여명이다.
하지만 주차시설은 단 700대, 1인당 주차가능 차량이 불과 0.015대다.나머지 오사카돔(1인당 0.034대), 나고야돔(1인당 0.034대), 삿포로돔(1인당 0.032대)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일본과 비교하면 오히려 고척돔(1인당 0.22대)의 주차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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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돔 주변에는 아파트단지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까지 위치해 있다. 상권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이종현 기자
상권도 나쁘지 않다.
구일역 근처에는 아파트단지와 <동양미래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돔구장과 관계없이 이미 상권이 형성돼 있는 것.기본적으로는 돔구장 운영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가 기존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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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돔 주변에 위치한 동양미래대학 전경.ⓒ이종현 기자
"이미 형성된 상권에 고척돔이 들어서면서
더 많은 손님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그런데 야구장 지하에 들어서는
편의 시설이 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고척돔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춘자(가명)씨
"돔구장이 생겨서 편의시설이 들어온다면
현재 상권이 더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만약 프로구단이 들어와서 경기 후 유흥을 즐기는 팬들이 많다면
저녁에 술집은 조금 될 수도 있지만
동양미래대학교 학생들과 아파트주민들이
인근 상가에서 식사를 하기보다는
돔 안에 새롭게 들어온 가게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서
상권이 분리될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고척돔 주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필모(가명)씨
"편의시설에 관한 사업자 선정은 오는 9월 정도에 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지역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형마트는 지양]할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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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돔 전경ⓒ이종현 기자
구장 운영 성패 갈림길, 프로구단 유치..두산·LG·넥센, 아직은 시큰둥
교통도 상권도 나쁘지 않지만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겠다고 나서는 프로야구단이 없다.
서울 연고의 LG·두산·넥센 모두 홈구장을 고척돔으로 옮기기를 꺼리고 있다.
프로구단이 들어가지 않으면 고척돔의 활용도는 원래 예상보다 떨어진다.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고척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프로야구단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서울 연고의 세 구단 중 하나를 끌어들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감사원도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프로구단이 있어야만 정상적인 구장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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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척돔 전경ⓒ이종현 기자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는 “돔구장이라 해도 고척동으로 갈 이유가 없다.
고척돔 규모(2만2258석)가 잠실구장(2만7500석)보다 작다”고 입장을 표명했다.목동구장을 사용하는 넥센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
“2008년 목동에 입성해 피땀 흘려 겨우 틀을 잡았다.
10년, 20년 후에도 목동에 남겠다”고 말했다.고척돔이 프로 구단을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방법은 있다.
2008년 철거된 동대문 야구장을 대체하는 방안이 있는 것.
고교야구 등 아마추어 대회를 치를 구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완공 전까지 최대한 고척돔을 제1구장으로 쓸 구단을 찾을 예정이다. 프로야구단 유치가 어려울 경우 아마 전용구장과 문화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 체육진흥부 관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