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우승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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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녀린 몸매의 [미녀 배우]가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영화 속에 나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배우 이시영(31·인천시청)이 직접 몸으로 일궈낸 [실화(實話)]다.

    이시영은 24일 충북 충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부 48kg 결승에서 김다솜(수원태풍체육관)에 22-20 판정승을 거두고 당당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배우 출신으로,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선수를 만난 이시영은 최근 무릎 수술을 받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강한 정신력]으로 4라운드를 완주, 마침내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지난 1월 31일 본격적인 복싱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인천시청 복싱팀에 입단한 이시영은 3월부터 [맹훈련]을 거듭한 끝에 1차 선발전에서의 패배를 딛고 최종선발전에서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당초 이시영은 입단식 직후 여타 선수들과 같은 환경에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계획됐던 [훈련 스케줄]이 대폭 감소했다.

    무릎 뿐 아니라 목, 어깨, 허리까지 통증이 번진 이시영은 결국 3월 중순이 돼서야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한 달도 채 안되는 짧은 준비 기간을 가진 탓에, 링 위에 오른 이시영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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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1~2라운드는 김다솜 선수의 일방적인 리드로 점철됐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월등한 김다솜은 초반부터 이시영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폭풍같은 펀치를 수차례 내리 꽂았다.

    하지만 악바리 근성으로 버틴 이시영은 3라운드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긴 리치를 활용한 [아웃복싱]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한 이시영은 어느새 [전세]를 뒤집고 경기를 지배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김다솜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이시영은 왼손 스트레이트와 오른손 훅을 번갈아 사용하며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아갔다.

    4라운드까지 점수를 잘 지킨 이시영은 마침내 19살 선수를 상대로 [22 대 20],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시영은 초반 열세를 딛고 극적인 승리를 거둔 데 대해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데 영광스럽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시영은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정말 못했다"면서 "중간에 수술을 하는 바람에 인천 시청 들어가서도 한 달 정도 운동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갑자기 수술을 하는 바람에 당초 계획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너무 잘 이끌어주셔서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했습니다.
    이번 시합 때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다음엔 성적이 안좋더라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도록 연습을 많이 하겠습니다.

    이시영은 향후 체급을 올리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48kg급은 정말 못 뛸 것 같아요.
    3일 동안 물도 못 먹고, 너무 힘들죠.
    그래서 체급을 올린다는 얘기가 정말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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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48kg급인 이시영은 아시안 게임 출전을 위해 51kg으로 체급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여자 복싱은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올림픽 경기에서 51㎏, 60㎏, 75㎏ 등 3체급만 존재한다.

    따라서 이시영은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서부터 [한 체급] 올린 51㎏급에 도전할 예정.

    이시영은 "51kg급에서는 기량이 뛰어난 강타자들이 많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한다면 반드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시영은 "앞으로 인천시청 소속 선수들처럼 오전부터 실시되는 훈련에 다 참가하겠다"며 "다음 번엔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시영이 하는 [복싱]은 이제 [생활스포츠] 차원을 넘어섰다.

    이전까지 단순히 몸매 교정을 위해 글러브를 꼈다면, 앞으로는 시민과 국민들의 [염원]을 가슴에 담고 운동을 해야한다.

    이시영은 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육대회>와 내년 9월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표 선수]로 나갈 예정이다.

    2010년 제10회 KBI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 여자부 50kg급에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이시영은 ▲2011년 제47회 서울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 여자부 48kg급과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에서 잇달아 우승한 뒤,
    ▲지난해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와 ▲전국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서도 1위를 독식, '동급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