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무력 시위를 하고 북한을 보호하기 위해 전쟁 동원령을 선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좌파에서 나왔다.

    8일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중국내 일부 좌파 세력은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에게 전쟁 동원령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이런 내용의 호소문은 유명 좌파 인사인 장훙량(張宏良)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리고 지지를 표시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당국은 북한의 전쟁 위기 위협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외교적 수사만 할뿐 무력 대응 조치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으나 좌ㆍ우 세력은 각각 물밑에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둬웨이는 전했다.

    장훙량이 웨이보에 옮긴 호소문에 따르면 미국은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놀라 한반도에서 국지전을 벌여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으며 북한을 손쉬운 타격 대상으로 삼고있다.

    중국이 전쟁 동원령 선포로 선제 조치를 취하면 미국은 감히 북한에 대해 무력을 동원하지 못할 것이란 게 좌파 주장의 논리이다.

    호소문은 또 중국 언론매체들이 [북한 김정은이 바로 중국이 위협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데 대해 매국적인 경향이라고 비판하면서 언론중에서 특히 인터넷 매체에 당 조직을 둬 검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 인사들은 이어 북중 관계는 순망치한이며 김정은은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문 앞에서 일이 벌어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외교적인 발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무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중국내 미국 자산을 미리 파악해 미국의 무력 사용시 즉각 이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좌파내에선 미국이 중국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각종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 속에 미국을 적대시 하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유전자변형작물(GMO) 수입,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은 모두 미국의 음모라는 주장이다.

    다이쉬(戴旭) 공군 대교(大校ㆍ한국의 대령과 준장 사이)는 최근 웨이보에서 H7N9형 AI는 미국의 생화학 무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몇 명의 희생자 때문에 전국이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비난 여론이 빗발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8일 중국이 북한의 전쟁 위협 발언과 관련, 아무런 가시적인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에 있는 국제 전략 연구소인 퍼시픽 포럼 센터 칼 베이커 소장은 중국이 북중 국경 지대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했다고 믿고 검증할만한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