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공천에 분통, "멘붕 중..거취 고민하고 있다"허준영 vs 안철수 박빙..야권 표 安으로 가지 않을 것
  • 지난 10년간 서울 노원병에서 민주당 조직을 이끌어온 이동섭 지역위원장.

    그가 참고 참았던 울분을 공식적으로 터뜨렸다.

    지난해 총선에서 그는 민주당이 종북논란을 빚던 통합진보당과의 어이없는 연대 끝에 공천을 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벼르고 벼르던 차에 노회찬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고 찾아온 4.24 보궐선거의 기회.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지역과 연고도 없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면서 또다시 공천에서 탈락했다.


  • ▲ 20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동섭 지역위원장 ⓒ 연합뉴스
    ▲ 20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한 이동섭 지역위원장 ⓒ 연합뉴스

     

    이동섭 위원장은 2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분통을 터뜨린다.

     

    “현재 중앙당에 너무 상처를 받아서 ‘멘붕(멘탈붕괴)’ 상태다.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노원병 무공천 움직임을 보이자 국회 민주당 의원들과 지역 주민 등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분노는 어떻게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수가 있느냐다.

     

    “공당인 제1야당 민주당이 어떻게 후보를 안 낼 수가 있느냐.
    (나는) 10년간 지역위원장을 하고 민주당 소속 시·구위원에 구청장까지 막대한 ‘화력’을 가지고 있는데 왜 여기서 포기해야 하느냐.”

     

    자신이 10년간 쌓아온 정치적 노력이 안철수 한 사람 때문에 고스란히 물거품이 된다는 주장도 거침없이 펴냈다.

     

    “안철수에 대한 부채는 부채고, 또 싸울 때는 싸우면서 정당이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상당히 속이 상하고 섭섭하다.”

     

    “텃밭 가꾸듯 10년 이상 지역 생활만 해왔는데 열심히 농사지은 사람이 추수를 해야지 민주당에 아무 양해 없이 들어온 안 후보가 과실을 다 가져가는 것이 옳으냐.”


  • ▲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4·24 노원병 보궐선거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가운데 민주통합당 노원병 지역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앞에서 이동섭위원장 공천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4·24 노원병 보궐선거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가운데 민주통합당 노원병 지역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 앞에서 이동섭위원장 공천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현재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 스스로도 무소속 출마가 당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안 전 교수에게 텃밭을 고스란히 빼앗길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 많은 분이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데, 정치를 해본 사람으로서 무소속 출마로 당선이 될 수 있을까 고민 중에 있다.”

     

    “아직까지 마음이 추슬러 지지 않아 결정을 못한 상태”라고 했다.


    만약 이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안 전 교수의 당선은 다소 어려워질 수도 있다.

    현재 노원병 보궐선거 구도는 새누리당의 허준영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박빙 상태.

    안 전 교수가 다소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지난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노원병 주민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자구도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8.1%를 얻어 무소속 안철수 후보(37.4%)를 근소한 차로 눌렀다.

     

    “내가 무소속으로 나가면 안철수 후보는 당연히 떨어진다.”

     

    이 위원장은 자신의 출마가 곧 안 후보의 낙선으로 이어질 것을 장담한다.

     

    “만약 내가 무소속으로 나간다고 하면, 안 후보는 무조건 떨어진다.
    3만표 싸움인데 아무리 못나가도 내가 10% 못 나오겠느냐.”


    특히 자신의 출마를 포기한다고 해도 안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은 이 위원장에게는 더 큰 고민거리다.

    워낙 오랫동안 지역 텃밭을 일궈온 이 위원장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노원병 지역의 민주당 당원에게도 [불쾌함]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직 선거가 예상되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칫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내 지지자들과 지역 민주당 당원은 안 후보 때문에 내가 공천을 못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70~80%는 새누리당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싶다.”

     

    “안 후보 때문에 민주당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1만여 지역 당원들이 무소속으로 나가라고 성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