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여성 2명이 이달 말 동국대와 북한대학원대 학위수여식에서 각각 북한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김영희 한국정책금융공사 수석연구원과 북한에서 약사로 일했던 이혜경 씨가 바로 주인공들이다.

    김영희 수석연구원은 동국대에 낸 '북한사회 신체왜소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분단 이전까지는 남한 주민보다 체격이 컸던 북한 주민이 왜 작아졌는지,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응은 적절했는지를 살펴봤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 신체왜소의 발생 원인을 '먹거리 부족'이라는 물질적 영역에서만 찾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 당국이 절약정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과정에서 주민들 사이에 형성된 '저소비의식'도 신체가 왜소해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50년대 북한이 추진한 중공업 우선 정책과 계획경제체제 도입으로 식품생산이 줄어들었지만 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식량절약만을 강조했고, 197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과 재일동포 북송으로 인구가 증가했지만 산아제한과 신분에 따른 차별적 배급 정책만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함께 탈북한 김 연구원의 남편 김병욱씨도 2년 전 북한학 박사학위를 취득, 이 부부는 탈북자 출신의 첫 북한학 박사 부부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달 말 북한대학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이혜경 씨는 북한의 한 병원에서 10여 년 동안 약사로 근무했다.

    2002년 탈북한 이 씨는 북한에서의 경험을 살려 작성한 '북한의 보건일꾼 양성정책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체제의 상징이었던 무상치료 제도가 사실상 유상치료로 변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의사, 약사 등 보건일꾼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북한 당국이 출퇴근을 엄격히 통제했기 때문에 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정상출근하는 대신 환자에게 치료 명목의 비용을 징수해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당국이 보건일꾼들에게 부족한 약품을 산에 가서 재배하거나 채취해 보충하게 했고, 입원을 하려는 환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기자재,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 "남북한 보건의료 부문의 통합과 통일 준비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