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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름만 늘고 망가져만 가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돼!?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흔하디흔한 '국민흔녀'  CF 조감독, 최보나.

    5년째 육봉아 감독 밑에서 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최보나는 집에 못 들어가는 경우는 다반사고 제대로 씻지도 못해 떡진 머리와 거친 피부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어느 날 그녀는 Dr.스왈스키의 '남자 사용 설명서'(남사용) 비디오테이프를 만나게 된다. 최보나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따라 하기 시작했다.

    '어? 근데 이게 웬걸?' 평소 그녀를 무시하던 남자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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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남자 사용 설명서' 시사회가 이원석 감독, 이시영, 오정세, 박영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영화의 처음 시작은 왠지 모르게 어설프고 뻔해보였다. 너무 흔한 스토리의 흔녀가 나와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곳저곳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화의 코미디적 요소는 약간은 억지스럽게 과장된 장면으로 '웃김'을 유도한다. 하지만 '남사용'은 그런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공감하게 하고 웃게 만들었다.

    아니면 혹시 남자들의 어떤 것에 대해 너무 적나라하게 말했기 때문에 민망해서 웃은 것일까?

    여튼 분홍색과 노란색의 컬러 조합은 뻔하고 유치한 것 같으면서도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 ▲ ⓒ이종현 기자
    ▲ ⓒ이종현 기자

     

    '남사용'의 이원석 감독은 이런 면에서 이시영에게 '고맙다'고 했다.

    "자칫하면 영화가 너무 어두울 수 있고, 또 너무 오버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다.
    이시영이 연기를 잘 해줘서 잘 나온 것 같다.

    나는 B급 코미디를 좋아한다.
    비디오라는 소재를 갖고  B급으로 사람들을 웃기고 싶었다.
    캐릭터를 각 상황에 두면서, 그렇게 웃기고 싶었다.

      

  • ▲ ⓒ이종현 기자

     

    90년대 스타일 혹은 쌍팔년도 스타일로 표현했다.
    내가 그 세대인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영화가 엉성한 느낌이 나길 바랐다.
    아날로그스럽고 엉성하게.

    오히려 '완벽'이 아닌 '엉성'하게 만드는 게 더 어려웠다.
    카메라 감독님의 경우에도 예쁜 각을 만들고 깊이 있는 장면을 만들려고 하시면 난 옛날 쌍팔년도 때 비디오 느낌을 원했다.

    최대한 누르면서 작업했다. 그래도 완전히 그런 느낌까지로 가지는 못했다.


    이원석 감독은 오히려 자신의 영화를 'B급' 취급 하면서 'B급' 느낌이 나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B급'의 엉성하면서도 온몸에 털이 서는(영화 속에 오글거림에 털이 서는 장면이 있다) 그런 느낌에 공감하고 좋아했다.

     

  • ▲ ⓒ이종현 기자

     

    중간 중간 Dr.스왈스키의 어색한 등장과 어색한 설명, 그리고 어색한 화면들.
    또한 비디오의 내용도, 비디오 속 인물들도 모든 것이 어색하면서 뭔가 부자연스러웠다.

    아니 최보나가 비디오를 접하게 되는 순간부터, 그리고 최보나가 따라하는 것도, 그리고 그에 상황의 반응이 달라진 것까지 말도 안되는 '웃기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어색함이, 그런 말도 안되게 '웃기는 상황'이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 같다.

     

  • ▲ ⓒ이종현 기자

     

    열심 있고 실력 있는 ‘여자’이지만, 남자들이 원하는 외모가 아닌 그냥 평범한 ‘흔녀’였던 ‘최보나’(이시영)가 우연히 ‘남자사용설명서’ 비디오테이프를 보게 된다.
    그리고 최보나가 그 비디오테이프의 Dr.스왈스키(박영규)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자 그녀의 일에도, 사랑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톱스타 이승재(오정세)와도 그렇게 시작됐다.

    남자사용설명서는 뻔한 것 같으면서도 뻔하지 않은, 안 웃긴 것 같으면서도 사람들을 빵빵 터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였다.

    "조만간 우리 영화 개봉 전 후로 정말 빵빵한 영화들이 개봉한다.
    그분들도 우리를 두려워한다.

    2월 14일에 개봉한다. 우린 간다, 끝까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