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상 '민주당 病' 고칠 수 있을까?

  •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은 말했다. “60년 전통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놓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그래야 민주당을 제자리에 갖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핵심적인 환부(患部) 하나를 도려내지 않거나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문 위원장은 이걸 알고 있을까? 안다 하더라도 그걸 과연 도려낼 수 있을까? 의심쩍다.

     가장 핵심적인 환부란 무엇인가?
    민주당이 옛날 민주당이 아닌 ‘변질된 민주당’이라는 것,
    민주당 안으로 NL 운동가 또는 그 출신들이 대거 밀고 들어와 그렇게 됐다는 것,
    그래서 그걸 도려내지 않는 한 ‘변질된 민주당’을 ‘본연의 민주당’으로 되돌려 놓을 수 없다는 것,
    이게 핵심이다.

     대한민국 65년사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계열,
    즉 NL은 1980년대에 김대중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통해 민주당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노무현의 ‘열린 우리당’ 이후 그들은 민주당의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 아예 주인으로 차고앉았다. 이게 민주당 노선이 잘못 되기 시작한 내력이었다.

      민주당 본연의 정체성은 미국 민주당 류(類)의 ‘진보성 있는 자유주의’ 정도에 설정돼야 한다.
    그 이상으로 좌 클릭 하면 '전통야당‘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먹는 데 성공한 NL 계열은 갈수록 본색을 드러냈다.

     한미 FTA를 이완용 취급하고, 제주해군기지를 전면 반대하고,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북의 핵무장을 '방어용'이라고(노무현) 편들어주고,
    지금은 간첩과 진짜 종북주의자들 외에는 아무도 해당되지 않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공약(문재인)하고,
    일방적, 무조건 대북(對北) 퍼주기를 고집하고,
    걸핏하면 대의제 민주주의 아닌 광장의 변혁운동권에 영합하고,
    급기야는 통진당과 새끼손가락을 거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문희상 위원장이 이걸 어떻게 고친단 말인가? 이미 먹힌 것을...

    오죽하면 동교동 핵심 한화갑, 한광옥이 떨어져 나갔을까?
    이를 두고 종편방송에 나온 어떤 ‘정치평론가’란 친구는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비아냥댔지만, 그들은 그래도 “흘러간 물이' 야당 본색(本色)’이고, 지금의 물은 '야당 변색(變色)‘임을 반영하고 있다.

     문희상 위원장의 충정 자체엔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래서 그의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그러나 그가 과연 민주당의 환부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짚고 있을지,
    그리고 그가 과연 그것을 제압할 힘을 가졌는지는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NL의 집요함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기에.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 (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