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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ㆍ간호사를 기념하기 위한 '한독의 집(가칭)'이 내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연다.
내년은 파독 광부 50주년, 한독수교 130주년을 맞는 해다.
30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연합회 등에 따르면 양재동에 내년 2월 개관을 목표로 '한독의 집'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166㎡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인 '한독의 집'은 리모델링을 통해 전체면적 402㎡에 전시관, 세미나실, 사무실, 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권이종 연합회 상근이사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25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해 건물을 사들이면서 숙원사업이던 기념관 건립이 시작됐다"며 "정부가 건축 공정을 마무리하면 연합회가 한두 달에 걸쳐 기념관 내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풍 건물로 새 단장 중인 기념관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전시관으로 꾸민다.
독일 파견 광부ㆍ간호사들이 쓴 일기,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 손때 묻은 작업 도구 등 유물 수백 점이 전시되며, 독일의 탄광 모습 일부도 재현할 계획이다.
기념관 2층에는 독일 파견 근로자 관련 영상물을 상영하고, 각종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 자리 잡는다.
3층에는 관리사무실과 소회의실이 들어서며, 4층은 국내에 연고가 없는 해외 거주 파독근로자들이 고국을 방문했을 때 머물 수 있는 '쉼터'로 만든다.
연합회는 한독의 집을 파독근로자 홍보뿐 아니라 국내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공간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독일에서 받았던 혜택과 따뜻한 대우를 우리 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독일 정부도 우리의 '파독근로자 기념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독일 정부는 폐광에 보관하던 광산 장비와 도구 등을 컨테이너에 담아 우리나라로 보내기도 했다.
권 이사는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간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수는 2만여 명에 달한다"면서 "어려웠던 시절, 우리 세대가 먼 이국의 갱도와 병원에서 마르크화를 벌어 송금하며 산업화의 초석을 놓았던 현대사의 한 장면을 젊은 세대에게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해외에 정착한 파독근로자의 모국 방문과 그 후손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사업들도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