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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대선 투표일 전날 홀연히 당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선 당일 아침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5층에 마련된 안대희 위원장의 사무실 문을 열어본 당 관계자는 모든 짐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깜짝 놀랐다. 책상 위에는 종이 한 장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혹시 당에 불만이 있어 떠난 것이 아닐까’ 걱정을 하던 관계자는 안대희 위원장의 비서 등에게 설명을 들은 뒤 자초지종을 파악하게 됐다.
안대희 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이 모두 끝났고 이후 박근혜 당선인에게 어떠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일찌감치 자리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보통 선거가 끝나면 너 나 할 것 없이 당사나 캠프에 모여들어 자신의 공치사를 과장해서 홍보하는 게 이 바닥의 현실인데 ‘역시 안대희답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현재 안대희 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후보 물망에 올라있는 상태다.당 안팎에선 박근혜 당선인이 그동안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내건 만큼 새누리당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인수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안대희 위원장 외에는 송호근 서울대 교수, 진념 전 경제부총리,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당내에선 “김종인이 인수위원장을 맡게 되면 시작 단계에서부터 큰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김종인 위원장이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당을 흔들어 온 만큼 인수위원장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김종인 위원장이 번번이 새누리당을 흔들 때마다 민주통합당와 좌파 세력들은 그의 발언을 빌미로 격한 공세를 벌였었다.
박근혜 당선인과는 ‘경제민주화’의 방향성을 놓고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X맨’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종인 위원장이 좌파 언론들과 가까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비록 박근혜 당선인이 ‘국정 키워드’로 화해와 대탕평을 내세웠지만 인수위원장 만큼은 당선인의 큰 뜻을 받들어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문성을 지니고 있고 존경 받는 비정치권 인사를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하자는 의견이 많다. 그간 당내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가 많았던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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