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하던 안대희 전 대법관,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변호사 원로로 봉사하며 살 것… 18번곡 싸이 낙원"
  • ▲ ⓒ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 제공
    ▲ ⓒ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 제공

     

    "나는 항상 역사를 생각한다. 역사는 발전이다.
    여러분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다가도록 하는 노력이다.
    지금 노력이 다음세대를 위한 노력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에 큰 역할을 한 안대희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전 대법관)이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참여하며 정치에 참여한 것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이하 브릿지)이 주관한 토크콘서트에 참석, "혹자는 대법관 퇴임후 쉬거나 건전한 일을 하지 정치를 왜 했느냐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지켜보자는 말로 대신하겠다"면서도 "부정부패가 아직까지 없고 깨끗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이 잘되기를 바라고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를 위해 내각에서 일할 생각은 없느냐"고 한 학생이 묻자 "남은 생활 변호사 원로로서 봉사하며 지내겠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에서, 법원에서 퇴임사를 2번한 행복한 검사였고 행복한 대법관이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더 바랄 것도 없다"고 한 그는 다만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절대적인 것은 없다"며 "제가 생각하는 가치관에 상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당시 후보의 정치쇄신안을 마련했다.

    대선 투표일 전날 홀연히 당사를 떠난 그는 이후 국무총리, 감사원장 등 각종 요직 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고사했다가 지난해 11월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에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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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 제공

    이날 안 위원장은 ‘새시대의 의식과 가치관 변화와 대응’ 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내가 살았던 시절은 구조적 모순이 너무 많았다"면서도 "다시 산다면 도전과 아름다움이 있는 젊음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주목하는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도 이뤘다. 대한민국의 중견기업 발전정도는 눈부시다.

    끝임 없는 노력으로 기술력과 특허가 탄생됐다. 이것이 우리사회가 이뤄놓은 저력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밑바탕에는 나라를 위해 희생을 감내하는 의식, 공정을 좋아하는 정신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IMF 시절을 떠올려봐라. 국민들은 장롱 속 외화와 금을 꺼내 위기를 극복했다. 이런 국민적 정신이 있어서 극복했다."

     

    그렇지만, 안 위원장은 "아직도 많은 과제가 있다"며 다음과 같은 5가지를 제시했다. 안 위원장은 "5가지 실현의 정도가 이 사회가 행복하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모두가 노력하고 권유해야 한다"고 했다.

    ▶ 자유와 책임이 있는 사회 = "예측가능하고 특권이 없는 사회, 자신의 자유로운 행동을 책임지는 사회, 잘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는 사회, 죄지은 사람은 처벌받고 억울한 사람이 없는 사회, 법적절차가 확실히 보장되고 차별 없이 존중되는 사회, 즉 법치주의를 이뤄나가야 한다."

    ▶ 공정한 사회 = "어려운 사람에게 실질적 기회주는 사회, 자신의 노력에 비례해서 대우받고 보상해 주는 사회,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의대로 할 수 없는 사회, 능력과 노력만으로 판정받는 사회, 이것이 공정한 사회다."

    ▶ 질서가 존중되는 사회 = "탐욕을 위해 일하는 기업이 없는 사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존의 틀을 깨지 않는 사회, 직진차선에서 기다리는 차를 두고 자회전하지 않는 사회, 이것이 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다. 질서의 존중은 타인에 대한 배려다."

    ▶ 통합과 조정 =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 흑백논리만 고집하지 않는 사회,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지 않는 사회, 가장 좋은 해결을 위해 논리적 대화를 하는 사회, 이해타산을 맞혀 말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이야기하는 사회, 다른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사회, 이런 상대방을 존중하고 실질적으로 소통하는 성숙한 사회가 돼야 한다."

    ▶ 연대와 박애의 사회 = "많은 사람이 함께 가는 사회, 어려운 사람을 스스로 도와주는 사회, 적성과 기부가 사회적으로 당연한 사회, 같이 가지 않으면 다 같이 힘들어진다고 생각하는 사회, 과거부터 내려온 우리나라 공동체 의식이 발전되어 연대와 박애의 시대의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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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 제공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에 그는 복지 포퓰리즘과 관련, "여러분이 납부 의무자가 됐을 때 어르신들을 먹고 살게 해줄 수 있느냐"며 "경제성장이 뒷받침되면 좋겠지만 너무 무절제한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상대가 응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잘해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부도 잘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순 없다"고 했다.

    18번 곡으로 싸이의 '낙원'을 꼽은 그는 "랩송이라 힘들다"고 말했다. "꿈을 어떻게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독서를 강조했다. "가치관 형성을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법관들도 좋은 판결을 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이번 콘서트에는 청년 시민단체 대표단, 대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브릿지>는 시장경제와 각 분야에 대한 청년들의 올바른 의식함양을 목표로 지난 해 설립됐다. 기업가, 농업인, 대학교 학생회장 등이 속해 있으며 청년들을 위한 학술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사진= 청년리더양성센터 브릿지 2.3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