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증거 없이 20대 여성 '황폐화', 사과도 없이..경찰 발표 '못 믿겠다'
  •  

    비겁해도 이건 너무 비겁하다.
    아무리 대권이 좋다고 해도.

    아무 증거도 없이 마치 거대한 권력이 선거판을 움직이는 것처럼 음모론을 펼쳤다.
    고의적으로 사고를 내서 집주소를 알아내는 ‘성폭행범’ 수법까지 동원해 한 20대 여성의 인생을 ‘황폐화’시켰다.

    이건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도 없다.

    국정원 여직원이 여론조작 댓글을 달았다는 것 뿐.
    언제, 무슨 댓글을 달았는지조차 말하지 못한다.

    그래놓고 아무런 사과도 없다.

    문재인 후보는 사과는커녕 아예 16일 방송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피의자’ 취급까지 했다.

  • ▲ 16일 대선 후보 TV토론 화면 ⓒ
    ▲ 16일 대선 후보 TV토론 화면 ⓒ

    왜일까?
    뭐가 아무것도 확보하지 못한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을 이토록 자신 있게 만들었을까?
    진실이 드러나면 어떻게 하려고?

    이유는 하나였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선거일 전까지는.

    2002년 대선 때도 김대업의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은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고도 한참 뒤에 결론이 났다.
    가까이는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때 번진 나경원 1억 피부과 흑색선전도 그랬다.
    더 가까이는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 선거구에서 터진 손수조 관건 개입 의혹 문자도 그랬다.

    국정원 여직원 사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물리적으로 선거일 전까지 공식 발표가 나지 않을 것이라 믿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터뜨렸던 ‘허위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히 그랬을 거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먼저 국정원 여직원이 예상외로 빠른 대응을 했다.
    13일 감금상태에서 풀려나자마자 민주당을 고소하고 경찰에 컴퓨터를 제출했다.
    곧바로 이틀뒤인 15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서로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도 유례없이 수사에 속도를 냈다.
    사실 경찰 입장에서도 이번 조사를 길게 끌 이유가 전혀 없었다.
    사건을 제보한 민주당 측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조차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직원이 제출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남아 있는 인터넷 사용 내역만 확인하면 됐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은 한시간 정도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사안.

    정확한 수사를 위해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 및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의 전문 증거분석관 10명을 투입, 삭제된 파일을 포함해 인터넷 접속기록 및 문서 파일 등에 대해 정밀 분석까지 했지만, 이틀만에 완료했다.

  • ▲ 민주당 관계자가 국정원 여직원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내부를 들여다 보는 모습 ⓒ 연합뉴스
    ▲ 민주당 관계자가 국정원 여직원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내부를 들여다 보는 모습 ⓒ 연합뉴스

    결국 진실은 드러났다.

    아무것도 없었고, 터무니없는 음모론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끝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허를 찔려버린 듯 경찰 조사가 지나치게 빨랐다며 ‘부실조사’ 의혹을 또 제기했다.

    “경찰이 내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TV토론이 끝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TV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판단을 호도하려는 명백한 경찰의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

    “종합적인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봐야하겠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매우 부실하고 정치적 수사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어 매우 유감이다.”
       - 박광온 문재인 캠프 대변인


    사실 수사를 빨리 해서 ‘의혹을 밝혀라’고 재촉한 쪽은 문재인 후보 쪽이었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후 새누리당 측에서는 “선거일 이전에 밝혀지지 않을 의혹을 제시해 여론을 호도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충분히 가능하고, 당연히 투표 전에 전말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한 TV토론에서 패널로 출연한 홍성걸 국민대 교수와 박용진 문재인 캠프 대변인과의 대화 내용이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어떻게 4일만에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나요?
       - 홍 교수

    왜 안나오죠?
       - 박 대변인

    나올 수 있다고 보신다구요?
       - 홍 교수

    대한민국 경찰 사이버 대응팀이 그렇게 부실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박 대변인

    아무리 빨리 수사해도 선거전에 결론이 안나와요. 그렇게 만들어 놓고 왜 빨리 수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뭘 말합니까?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결론이 안 나오는, 알 수 없는. 그렇지 않습니까? 왜 정치인들이 정당들이 이렇게 비겁한 수단을 쓰느냐 이 말이에요.
       - 홍 교수


    광우병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천안함으로 국가를 기만한 민주당이 또다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음모론만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