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통자문단 위원들, 입장 갈려
  • ▲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를 방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국민소통자문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2012.12.4 ⓒ 연합뉴스
    ▲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를 방문,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국민소통자문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2012.12.4 ⓒ 연합뉴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안철수 前후보의 '진심캠프'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전 후보 캠프 인사들은 다른 입장을 보이며 각자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7일 안 전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국민소통자문단 위원 16명 중 9명은 반대, 5명은 찬성, 3명은 중립 의사를 밝히면서 안 전 후보 지지층마저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강석진·김관수·나의갑·신명식·차재원 위원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안 전 후보의 결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했다.

    "국민소통자문단의 일부 위원들이 이른바 ‘문-안 연대’에 불참을 선언한 것에 대해 우리는 정권교체와 새 정치 실현을 위해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한 안철수 전 후보의 고뇌에 찬 결정을 존중하며 적극 동참할 것이다."

    앞서 조용경 단장 등 전직 안 전 후보 캠프 국민소통자문단 9명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문-안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안 전 후보는 우리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렸다.
    나아가 출마선언에서 밝혔고 계속 강조해 온 것과는 달리 정치쇄신은 실종되고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향한 길을 선택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해) 자신과 '이념적 편차가 있다'고 했다.
    그런 그가 문 후보를 조건 없이 적극 지원하겠다며 손 잡는 것을 보고 정치적 장래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그의 선택은 그가 내걸었던 철학이나 신념과는 달리 결국 특정 정파의 계산에 휘말려 드는 것이며,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자신이 규정한 구태 정치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신을 전락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조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그 분(안철수)의 정치적 꿈이 이뤄지길 바라고 정치인으로서 상처를 받지 않고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금 대단히 위험한 길로 걸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평과 성명서를 낸 이들을 제외한 3명의 자문단 위원은 중립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 전 후보 측 반응은 무덤덤하다.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캠프가 해체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과정상에서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 유민영 대변인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안 전 후보를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는데 어떤 갈등을 일으키거나 그런 과정은 아니다."
     - 송호창 본부장

    다음은 조용경 단장 등 자문단 9명이 낸 성명서 전문이다.

    우리는 '安-文' 연대에 동참할 수 없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안철수 전 후보 지지자 여러분

    우리는 안 전 후보의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이 어려운 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정치철학에 동의해 진심캠프에 참여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용솟음치던 안철수 현상이 물거품처럼 스러져가는 모습을 보며 지난 2개월간 고락을 함께했던 안 전 후보가 선택한 이른바 '문-안'연대에 동참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안 전 후보는 자신이 정치전면에 나서서 분열의 정치,증오의 정치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국민대통합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결코 우리 정치권의 고질인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겠으며 또 국민 후보로 끝까지 완주해 기필코 우리의 미래를 위한 새 정치의 꽃을 피우겠다"고 약속한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안 전 후보처럼 각자가 건너온 다리를 불태워 버렸습니다.

    그러나 안 전 후보는 우리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렸습니다. 나아가 자신이 출마선언에서 밝혔고 계속 강조해온 것과는 달리 정치쇄신은 실종되고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향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자신과 '이념적 편차가 있다'고 했던 후보를 조건 없이 적극 지원하겠다며 손잡는 것을 보고, 안 전 후보의 정치적 장래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안 전 후보가 선택한 이 길이 결코 정치쇄신의 길이 아니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길도 아니라고 규정합니다.

    그의 선택은 그가 내걸었던 철학이나 신념과는 달리 결국 특정 정파의 계산에 휘말려 드는 것이며, 새 정치의 기수가 되기는커녕 자신이 규정한 구태 정치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신을 전락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그가 말하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이 결코 아니라고 믿습니다.

    이에 우리는 진실로 아픈 마음으로 안 전 후보가 선택한 정치적인 길에 함께할 수 없음을 거듭 밝히는 바입니다.

    2012년 12월 7일
    진심캠프 전 국민소통자문단
    조용경(단장), 표철수·곽재원·박인환·김영섭·김국진·오태동·이동주·이용호(위원) 등 9명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