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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절정을 달리던 연예인이 어느 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해병대에 자원 입대를 선언했다.
배우 현빈(30ㆍ본명 김태평)은 2011년 3월 자신의 공언대로 해병대 1,137기로 입대했다. 그리고 21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간간이 언론을 통해 현빈의 군 생활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을 기억하던 팬들에겐 현빈이 남기고 간 '빈 자리'가 너무나 컸다.
그를 열망하고 기대하는 '팬심'은 식을 줄 몰랐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엔 현빈의 제대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의 글이 부지기수를 이뤘다.
마침내 그 날이 왔다. 국민배우 현빈이 제대하던 날, 한국, 일본, 중국, 홍콩에서 모여든 1,000여명의 팬들은 경기 화성 해병대 사령부 역사관 앞에 장사진을 쳤다.
6일 오전 10시, 예비역의 상징인 팔각모를 쓰고 나타난 현빈은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과 취재진을 보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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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팬들에게 절도 있는 거수 경례를 한 현빈은 돌연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렸다. 21개월 전 팬들 앞에 올렸던 큰절을 다시금 재현해 보인 것.
"저 돌아왔습니다."
팬들에게 성심껏 절을 올리는 현빈의 모습에서 이같은 외침이 들리는 듯 했다.
현빈은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군 복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자신을 잊지 않고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오랜만입니다. 정말로 여러분 모두를 보고 싶었습니다. 21개월 전에도 이렇게 큰 절을 하고 입대를 했죠. 날씨가 매우 춥고 도로 사정도 좋지 않은데 아침부터 이곳까지 나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고,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현빈은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순간, 감정이 북받친 나머지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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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눈물을 참으면서 마이크만 만지작 거리던 현빈은 결국 뒤로 돌아서 굵은 눈물 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보다못한 한 행사 관계자가 휴지를 건넸고, 현빈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대강 닦아냈다.
겨우 감정을 추스린 현빈은 "연기를 할 수 없어서 휴가 때에는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견뎠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에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쌓아놨다. 이제 여러분에게 모두 돌려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빈의 전역식을 참관한 팬들은 현빈의 말 한마디한마디에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엄동설한'이었지만, 팬들의 가슴 속엔 춘풍화기(春風和氣)가 가득한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