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보수우파, 20년 만에 마침내 뭉치다!


  • 새삼 감동한다. 보수우파가 일대 결집하는,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참으로 보기 드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장면들에.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30여년 지켜봐온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박정희 대통령과의 악연, 그리고 역시 그 딸 박근혜와도 불편한 관계였던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박근혜를 향해 ‘칠푼이’라고 독설 퍼부었던 YS가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고,
    박근혜의 사촌형부이면서도 사사건건 틀어져왔던 청구동 정치9단 김종필이 박근혜 지지 선언을 하고,
    이회창이 2007년 대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박근혜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3차례나 찾아갔다가 문전박대 당한 ‘삼성동의 굴욕’에도 불구하고 지지선언하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가출해 별별 정당 다 돌아다니던 이인제가 15년만에 원대복귀하고,
    ‘독재자의 딸’이라고 평생 원수 사이로 정치할 것 같았던 ‘국민 몽니’ 이재오가 비록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측근인 전 특임차관 김해진을 통해 지지 선언! 

    이로써 그토록 제 잘난 맛에 사는 재미에 살고, 선거 때마다 튀어보기 위해 갈라졌던 보수우파 세력이 사실상 완벽하게 재결집했다! 
    1992년 YS가 대선에 출마한지 정확히 20년 만에 대한민국 보수우파 세력은 박근혜 지지를 위해 마침내 ‘단결’로 갔다. 

    1990년 1월22일, YS는 자신의 민주당을 이끌고 당시 대통령 노태우의 민정당, JP의 공화당과 3당 합당을 했지만 골수 민정당과 골수 공화당 세력의 탈당과 이탈로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YS가 사력을 다해 집권 민자당의 대선 후보 티켓을 따내자 이종찬, 박태준, 박철언, 김복동과 같은 민정계 실세들, 그리고 김용환을 비롯한 공화계 실세들은 YS가 그토록 붙잡았는데도 ‘YS 대통령 반대’를 외치며 탈당해 김대중 쪽으로 가거나 당시 신당을 만들어 대권 도전을 했던 정주영의 국민당으로 가버렸다.
    보수우파의 대분열! 

    YS?
    참을 인간형이 아니다.
    집권하자마자 이들을 상대로 모조리 정치보복을 했다. 영영 돌아올 수 없도록! 

    이들 ‘반YS세력’은 그 후 5년 뒤인 1997년 대선에서 일부가 보수우파 진영으로 복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DJ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해 당시 집권당이던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회창의 집권을 막고야 만다. 

    김종필이 DJ와 DJP 연합으로 뭉치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YS는 사사건건 충돌했던 이회창이 미워 그를 돕지않고 수수방관하거나 심지어 DJ 집권에 협조적이었고, 여기에 박태준과 이종찬까지 DJ 진영에 합류했다. 더 치명적인 건  이인제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끝내 독자 출마하고, 완주함으로써 이회창으로부터 500만표를 가져간 것!
     2002년 대선에 또 나선 이회창은 이같은 보수우파 분열 구도를 전혀 개선하지 못해 연패! 

    좌파 세력에 정권을 10년간이나 내주다가 마침내 MB가 2007년 보수우파 세력의 단일 후보로 굳어지는 듯 했지만 또 다시 MB를 간 떨어지게 만든 인물이 바로 이회창. 그는 대선일을 불과 43일 앞두고 느닷없이 3수에 도전해 15.1%를 획득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만약 민주당 대선후보 정동영이 어지간하게만 했더라도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을 것

    이런 보수우파 분열의 주인공이었던 역전의 용사들이 모두 이번에 박근혜 쪽으로 귀가(歸家)했으니, 실로 20년 만이다.

    왜 그랬을까?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이 될 수 있다. 

    왜 그들을 박근혜 쪽으로 불러가게 했을까?

    노무현!
    노무현 트라우마(trauma)!
    박근혜가 꼭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 해서 노무현의 분신(分身), 노무현 아바타가 집권하는 건?
    정말 그렇게 되는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찔하다. 

    문재인이 박근혜를 거꾸러뜨리기 위해 ‘박정희’를 환생시켜 공격한 게 뜻밖에 노무현을 환생시켜 스스로 ‘노무현 프레임’에 갇혀 버린 것! 

    박근혜를 ‘칠푼이’라고 깎아내렸던 YS, 칠푼이란 어머니 뱃속에서 일곱 달 만에 나온 칠삭둥이를 말하는데 그런 박근혜라도해도 ‘노무현 아바타’가 대통령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박근혜 지지로 나선 것! 

    심지어 이재오까지도 “정권을 재창출해야 국가의 발전적 흐름이 중단되지 않는다. 지도자를 잘못 선택해 실패한 과거 정권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 더 큰 불행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지지 선언. 

    박근혜를 못마땅해 했던 보수우파들이 야당후보로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으로 귀결되자 전면 귀가해 단결! 

    보수우파가 마침내 20년 만에 뭉쳤다. 

    선거에는 운이 따라야 하는 법. 그래서 3수까지 하며 평생 대권에 도전했던 DJ의 어록, “대권은 하늘이 주는 것.” 

    문재인은 박정희를 불러내 부관참시한 걸 두고두고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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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naver.com/cjyoon1305

    정치부기자 30년.
    그 중 14년을 정치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으로 활동한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
    정치 외교 안보 분야에 관한 칼럼을 쓰고 있다.
    청와대 외교부 정당 등 권부를 모두 취재했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독특한 문체와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대한민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서울언론인클럽 칼럼상 수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자문위원 공직자 윤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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