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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님, NLL '바다이야기' 좀 할까요?

盧정권 막판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무력화 논의說文-安 단일화토론에서는 금강산 관광, 취임식 북한 초청 밝혀

입력 2012-12-01 16:50 수정 2012-12-04 17:47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CF 중 한 장면 캡쳐.

“이 가운데 특전사 출신 손 들어봐!”
“안보 종결자”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는 평화에도 실패했고 안보에도 무능했다.”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민통당 대선후보의 CF, 대선 안보공약 등에서 나온 말이다. 멋지다. ‘특전사’ 출신이라는 말만으로도 ‘군 면제자’인 이명박 대통령 보다 월등해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대통령은 혼자 나라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라는 말일까? 특전사 출신이면 보직과 경험에 관계없이 모두 안보에선 최고일까? 이런 식이라면 DJ정부, 盧정부 당시 ‘일부 국정원장’의 행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현 시점에서 새누리당과 민통당은 ‘안보 공약’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통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다르지만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겉모습’은 비슷하다.

새누리당의 안보 공약은 현 정부의 안보공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변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 대북억지력 강화 등을 골간으로 한다. 핵심은 북한과의 무조건적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점, 두 번 다시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통당의 안보 공약은 어떨까. ‘특전사 출신’임을 내세우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자.

문재인 후보의 안보: 이명박 OUT! 북한과의 평화, ‘동북아 균형자’

민통당은 “이명박 정부는 평화에도 실패했고 안보에도 무능했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안보 무능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서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민통당은 안보 공약 서두에 이런 말을 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주변 강대국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익을 보호하고 국력을 키워 나가려면 국방이 튼튼해야 한다. 연평도․천안함 사건으로 젊은 병사들의 안타까운 생명이 희생됐고, 국민들은 전쟁의 불안에 떨었다. 대통령이 되면 국군통수권자로서 헌법이 부여한 국토방위의 책무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다.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기반으로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로 가는 문을 열겠다.”

이 점은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도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단계로 가면 크게 달라진다. 

문재인 후보의 안보공약 중 네 번째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확실한 수호와 긴장 완화 조치 추진’이라고 한다.

문 후보 캠프는 NLL(북방한계선)을 ‘영토선’이 아니라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남북의 해상 불가침 경계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 盧정권 당시에도 나왔던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상 개념도.

이와 함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현 정부의 무능이라고 설명한다. '피해자가 무능했다'는 말로 들린다.

과거 민주정부는 두 차례의 서해해전을 겪으면서도 북한의 NLL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고 NLL 해역에서 국군의 압도적인 전력을 확보했다. 민주정부의 NLL 수호 의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서해에서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확고한 안보 능력 갖추겠다.”

여기서 문 후보 캠프가 제시하는 ‘대북 억지력’은 '한국군 전력강화'가 아닌, 북한과의 ‘화해협력’이다.

“안보능력을 바탕으로 서해상 군사적 대결 종식시키고 평화 증진을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해 NLL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황해경제권의 꿈을 실현하겠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서해공동어로수역’보다 더 확대된 개념이다. 간략하게 말하면 북한과의 ‘대화협력’을 통해 한강 하구를 남북이 공동이용하고, 서북도서 인근에 ‘서해공동어로수역’을 만들고, 개성공단을 확대하며 북한 해주지역에 공항을 건설해 인천공항과 국제선 항공 직항노선을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문 후보 측은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북한은 ‘땅’과 ‘안전보장’만 하고 우리나라가 모두 부담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속에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서해공동어로수역’이다. 일각에서는 “‘서해공동어로수역’을 전두환 정권은 물론 YS정권에서도 제기했다”며 당시 보도를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단어가 같다고 뜻도 같은 건 아니다.

전두환․YS정권의 ‘서해공동어로수역’은 북한과 우리 영토 사이를 ‘등거리 원칙’에 따라 선을 그어 그 중앙에 ‘평화롭게 어로작업을 할 수 있는’ 지대를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 盧정권 말기 10.4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논의된 ‘서해공동어로수역’은 '북한의 주장'에 근거한 것이다. 

왜 이렇게 바뀐 걸까. 여기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전까지는 NLL을 근거로 우리나라에 항의하다 70년대 말부터 ‘주체 영해선’을 내놓으며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즉 우리는 유엔사령부와 정전위, 주변 국가들도 인정하는 NLL을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북한은 NLL 자체를 무시하기 때문에 ‘등거리 원칙’은커녕 북한과 대화 자체가 안 됐던 것이다. 

▲ 2007년 12월 13일 남북 장성급 회담 당시 몸싸움 장면 보도화면 캡쳐.

그렇다면 북한이 주장하는 기준으로 만든 ‘서해공동어로수역’은 어떤 모습일까. 2007년 12월 13일 남북군사회담에서 드러날 뻔 했다.  

10.4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선언 했을까?

2007년 12월 13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제7차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렸다. 이때 우리 측과 북측 장성들끼리 몸싸움이 일어났다. 북한이 자신들의 공동어로수역 지도를 빔 프로젝트로 보여주려 하자 우리 측 장성들이 몸으로 저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북측 단장인 김영철 중장(한국계급 소장)은 우리 측 협상단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남조선 언론이 그렇게 무섭냐. 우리가 제안하는 공동어로지도를 (언론 등에)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뭐냐.”

우리 측 협상팀은 이런 조롱을 들으면서도 ‘찍 소리’도 못했다.

왜 이런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많다. 하지만 짐작은 가능하다.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당시 ‘공동어로를 통한 평화수역 협상’에서도 북한이 NLL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는 추정이 많다. 이때 盧정권은 NLL을 기점으로 남북한 영도에서 ‘등거리’로 떨어진 4곳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자는 것이었고, 북한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주체 영해선’을 기준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자고 한 것이다.

북한 ‘주체 영해선’은 ‘조선 서해해상 군사분계선’을 말한다. 북한은 1953년 정전협정을 맺은 뒤로도 동해와 서해에서는 제해권을 전혀 갖지 못했다. 당시 우리 군과 유엔군은 황해도 섬에도 기지를 갖고 북한을 포위하고 있을 정도였다. 

▲ 1959년 북한이 발간한 '조선중앙연감' 254페이지. 붉은 색이 군사분계선이다. 북한은 이때부터 1999년까지 NLL을 군사분계선(영토선)으로 간주했다. 보도화면 캡쳐.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은 정전 이후로도 ‘북진통일’을 외쳤다. 이에 미국과 유엔 측은 1953년 북한과의 정전협정 준수를 위해 당시 국제기준은 ‘3해리 영해 기준’으로 NLL을 그었다. 북한은 ‘찍 소리’도 못하다 1959년 발간한 ‘조선중앙연감’을 통해 NLL을 ‘군사분계선’, 즉 실질적인 ‘영토선’으로 인정했다.

1970년대 후반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영해 기준을 무시한 채 ‘주체 영해선’을 선포한다. 이때도 NLL에 대해서는 대놓고 시비를 걸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문제를 삼은 건 DJ정권이 들어선 지 2년째인 1999년. 이때부터 북한은 “서북도서가 북한 영해에 있다”며 이 지역의 군부대 철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북한이 발표한 ‘영해선’으로 서북도서 인근을 그리면 이렇게 변한다.

우리 측에서 서북도서까지 통하는 좁고 길다린 해로의 폭은 3.7km. 즉 NLL과 서북도서를 아예 포기하라는 말이다. 북한은 1999년부터 이 ‘지도’를 명분으로 내세워 서해교전,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등을 일으켰다. 

▲ 2007년 언론에 보도된, 북한의 해상경계선

여기다 10.4 남북정상회담 직전 강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언론에 한 말도 봐야 한다.

“그 문제에 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NLL 문제를 기본적으로 다루게 되면 이건 법적으로 어떻든간에 한 발짝도 진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NLL 문제는 일단 덮고 경제협력 쪽으로 해서 군사충돌 방지 쪽으로 해나가자 하는 추진을 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도 NLL 문제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그걸 건드리면 남북한 간에 특히 남한 쪽 국민들의 인식 문제 때문에 이런 문제를 직접적으로 협의하고 이런 건 좀 아니었을 거다, 이런 생각은 듭니다.”

즉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문재인 민통당 후보 캠프가 말하는 ‘대북억지력’이라는 게 실은 ‘평화’를 조건으로 한 NLL과 서북도서 포기가 아닌가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 

NLL 질문에 문재인 후보 "됐고요! 다음은요…." "취임식에 北인사 초청"

문 후보 캠프의 태도도 이 의심을 키웠다. 실제로 당시 여당이었던 민통당이나 문재인 후보 측은 2007년 당시 북한과 협의했던 ‘서해공동어로수역’이 등거리 기준인지 북한식 기준인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한 기자가 NLL과 '서해공동어로수역' 문제를 캐묻자 “됐고요”라고 말을 자르며 질문을 막기도 했다.

문 후보 캠프의 안보 공약에도 ‘서해 일대와 군사분계선에서 초보적인 신뢰구축’을 담은 2004년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 2007년 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군사공동위’ 운영 전면 이행 등이 여전히 담겨 있다.

▲ 서해 2함대를 방문한 문재인 후보가 승조원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이 문제가 점차 커질 기미를 보이자 민통당 측은 NLL 관련 이야기는 쏙 뺀 채 문 후보의 ‘특전사 병 출신 경력’을 내세워 ‘안보종결자’라고 외치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이 "문 후보가 북한의 도끼만행사건 대응작전에 참여했다"고 '거짓말'을 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캠프는 이 밖에도 2015년까지 한미연합사 해체라는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가면서 ‘국가능력에 부합하는 자주적 국방력’을 갖추고, 동시에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2020년까지 군 병력 50만 명으로 축소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지난 9월 16일에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 북측 인사를 취임식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일 강원도 유세 중에는 “강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대해 안철수 前대선후보가 “북한 당국이 확실한 사과나 약속이 없었는데도 그럴 거냐”고 묻자 문 후보는 “현대아산 측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구두약속을 받았다. 그 정도면 믿을만 하다”는 식으로 답했다.

지난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 2주기 추모식은 ‘무시’하고 전날 ‘文-安 단일화’를 요구하며 자살한 사람의 추모식에 참석했던 문 후보,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천안함 사건’이라고 말하는 민통당의 대선후보, 천안함 폭침 전사자 유가족의 면담을 거절한 문 후보가 과연 ‘안보 종결자’일까.

▲ 지난 4.11총선 당시 민통당과 통진당은 공동선대위까지 꾸렸다.

여기다 문 후보를 내세운 민통당은 지난 4.11총선 당시 ‘종북논란’을 빚었던 통합진보당과 다양한 ‘정책공조’를 했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안보 종결자’가 무슨 뜻으로 보이는지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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