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의자에서 드러난 문재인의 ‘졸렬함’엄마 나경원 아픔과 박원순 ‘철면피’ 정치
  • 아주 진흙탕이 따로 없다.

    안철수 후보가 떠나면서 남긴 그 말.

    “새 정치는 잠시 미뤄지겠지만..”

    다른 건 몰라도 안 후보의 이 예언은 적중했다.

    18대 대선 공식 선거일정이 시작됐지만, 사라진 정책 대결과 잡음만 커져가는 네거티브 논란에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간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말하는 ‘네거티브’가 과연 뭘 말하는지.

  • ▲ 28일 논란이 된 문재인 후보 CF에 등장하는 고가 의자. 문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외치면서 천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의자를 쓴다는 비판에,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박했다. ⓒ 캡쳐화면
    ▲ 28일 논란이 된 문재인 후보 CF에 등장하는 고가 의자. 문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외치면서 천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의자를 쓴다는 비판에,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박했다. ⓒ 캡쳐화면

     

    천안함이 침몰했다.
    북한의 어뢰에 의해서.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국민의 ‘합리적 의심’을 해소해야 한다고.

    그들은 그 의심을 3년째 하고 있다.
    이쯤되면 네거티브라고 할만도 한데, 여진히 그들은 국민의 합리적 의심이라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아니 민주당은 그들이 자랑하는 지난 50년간의 역사를 이런 의심 하나만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물론 의심이 사실로 밝혀진 것도 있었고, 왜곡과 선동의 결과로 밝혀진 것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민주당은 스스로에게 쏟아지는 합리적 의심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대한 입장을 보였는지는 의문이다. 

    이날 새누리당의 논평이다.

    문재인 후보 측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박근혜 후보 측의 네거티브가 지나친 것 같다”며, “심각한 네거티브 공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자 브리핑을 했다.

    이 같은 우상호 공보단장의 발언을 접하며, 우리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노무현 정권 때부터 박근혜라는 개인에 대해 할퀴고 물어뜯은 사람들이 누구인데, 정작 지금 와서 “네거티브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성인군자 같은 말씀을 하는가?

    그리고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는 말이 있듯이 문재인 후보 측의 ‘고가 명품의자’ 논란은 박근혜 후보 선대위 대변인실에서 먼저 제기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후보의 티브이 광고를 본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과연 이런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을 상대당의 네거티브라고 비난해야만 했었나?

    한 나라의 제 1야당 대통령 후보.
    지난 정권의 장관급 인사.
    지금은 사퇴했지만 전직 대통령의 재단 이사장.
    그리고 국회의원.

    그런 사람이 천만 원짜리 의자를 하나 산 것이 그렇게 국민적 공분을 살 일인가?
    사치품도 아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읽을 공간을 가지는데 ‘투자’한 것이라고 보지는 못하는 것일까?

    물론 천만원짜리 의자라고 하면 살짝 놀랍긴 하다.
    하지만 의심을 제기한 ‘국민’들도 그리고 보도에 동참한 기자들도 이런 내용에는 십분 동의한다.

    문제는 문 후보 측의 어설픈 대응이었다.
    오히려 반감만 불러 일으켰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됐던 소파를 아는 분이 땡처리로 싸게 샀고 나중에 그걸 제가 50만원에 산 중고입니다.”
      -문 후보 부인 김정숙 씨 트위터


    여기까지만 했더라면 이번 논란은 크게 번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껴 살림하느라 남의 중고 산건데 이런 것까지 다 밝혀야 하니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런 의심을 받게 된 것이 억울하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이를 본 의심 제기자들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아니면 아니라고 떳떳하게 밝히면 되는 거지 눈물은 왜?

     

  • ▲ 나경원 전 의원 ⓒ 자료사진
    ▲ 나경원 전 의원 ⓒ 자료사진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떠올려 보자.

    그 때도 한 여성이 눈물을 흘렸다.
    아니 여성이라기보다도 한 어머니가 흘린 피눈물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
    1억원 피부과 의혹이 터졌다.
    실제로는 5백만원이었지만.

    의혹이 한창 퍼질 당시에는 그 변명조차 하지 못했다.
    그나마 5백만원도 대부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한 것이었다.
    딸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어머니로서 가슴 아팠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고, 나경원 1억 피부과는 패배의 가장 큰 이유로 남았다.

    당시 선거에서 또 한 사람.
    선거에 승리한 지금의 박원순 서울시장.

    에르메스 넥타이 논란에 월세 250만원 논란.
    박 시장은 당시 이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일정부분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것 자체가 큰 민·형사적 죄는 아니었으니까.


  • ▲ 박원순 후보의 넥타이에 대해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한 게시글 ⓒ 자료사진
    ▲ 박원순 후보의 넥타이에 대해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한 게시글 ⓒ 자료사진

    어쩌면 정치인에게는 꼭 필요한 그런 철면피 정치 얼굴을 가졌기에 의혹은 그냥 의혹이 됐고, '설령 진짜 에르메스라고 해도 죄는 아니지 않느냐'는 동정론이 더 우세해졌다.

    다시 이번 대선으로 돌아와서.

    하지만 민주당은 그리고 문재인 후보는, 고가 의자에 대해 논란을 상대방 후보가 벌이는 ‘네거티브’라고 말하고 있다.

    하다 못해 연예인이 입고 나온 패딩 점퍼가 어떤 브랜드인지도 궁금하고 관심도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당신네 서재에 있는 의지가 얼마짜리냐고 묻지도 못해야 하는가?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궁금하다.
    정책도 궁금하고, 공약도 궁금하다.
    그의 서재의 그 의자가 진짜 천만원에 육박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것인지. 문 후보가 쓰고 있는 안경, 그리고 입고 있는 패딩이 얼마짜리인지 등 사소한 것들도 궁금하다.
    맨날 '서민!서민!'을 외치고 다니니, 진짜 그가 서민인지도 궁금하다.

    유치하다고 할지라도 그것마저도 국민의 ‘합리적 의심’이라면 네거티브라고 방방 뛰기 전에 선뜻 진실을 밝히고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게 먼저가 아닌가 싶다.


  • ▲ 친부모도 출입이 쉽지 않은 신생아실에 들어간 문재인 후보. 문 후보는 논란에도 오히려
    ▲ 친부모도 출입이 쉽지 않은 신생아실에 들어간 문재인 후보. 문 후보는 논란에도 오히려 "손도 씻고 장비도 착용했다"는 내용으로 해명해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방송화면 캡쳐

    정치인이 서재에 천만원짜리 의자 하나를 놓은 것 가지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매도할 만큼 우리 국민들이 수준이 낮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길 바란다.

    오히려 그런 관심을 ‘네거티브’로 매도하는 그런 졸렬함에 고개를 저을 뿐이라는 것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게 묻고 싶다.

    과연 당신들은 나경원의 '엄마의 눈물' 앞에서 '네거티브'를 논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