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유세 첫날 충청권 이어 전북일대 훑어
  • [군산·전주=최유경 기자] 호남 민심은 간단치 않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유세 첫날인 27일 늦은 저녁까지 전북 군산·익산·전주를 잇따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충청권과 맞닿아 있는 전북 일대를 돌며 선거 초반부터 중원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유세를 펼친 대전·충청 지역에서와 같은 뜨거운 함성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전주의 전북대 앞 유세에서는 대체로 젊은층이 많이 몰렸으나 열광적 지지 대신, 박 후보의 연설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박 후보는 '약속을 잘 지키는 대통령', '준비된 미래' 등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국민대통합'으로 대표되는 탕평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은 이곳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시대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민대통합이다. 우리나라가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먼저 국민통합이 이뤄져야 하고 그 위에서 우리가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다. 이곳 전북에서 그 시작이 돼야 한다."
     - 박근혜 후보 군산 연설

    이어 박 후보는 "우리 전북은 저와 새누리당에게 변화와 희망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 보여줬던 그 희망의 불빛을 저는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비록 호남에서 단 한 석도 거두지 못했지만 광주 서구에 출마한 이정현 공보단장이 40%에 육박하는 '의미있는' 지지를 얻어냈다.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 전체의 지지율을 두 자릿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9%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지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내부 분석이다.

    박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인사에서 대 탕평인사를 확실하게 하겠다. 이것이 국민대통합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의 군산 유세장에는 500여명, 전주 3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전주의 전북대 앞 유세장에는 20대 유권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 했다. 그러나 이들이 결전의 날인 12월 19일 박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할 지는 의문이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북대학교 후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북대학교 후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북대 재학생인 송한솔(20)양은 "안철수 후보까지 세 후보를 놓고 봤을 때 처음부터 문재인 후보를 찍을 생각이었다. 오늘 박근혜 후보를 봤지만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전북대 재학생은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 지 정하진 않았는데 솔직히 박근혜 후보를 찍을 것 같진 않다. 학교 들어가는 길에 유세를 한다길래 들러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도 "그냥 신기하니까 보러 온 거지 지지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접한 호남의 민심은 대체적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쏠려 있었다.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소개한 한 30대 여성은 "박근혜 후보를 가까이서 봐서 좋기는 하지만 부산이 고향인 문재인 후보가 호남을 더 챙겨주지 않겠느냐"고 문 후보에 대한 호의를 드러냈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권고지를 향한 '운명의 결전'에 본격 돌입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기호 1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기호 2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대권고지를 향한 '운명의 결전'에 본격 돌입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기호 1번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기호 2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는 '박근혜 VS. 문재인' 대결이 팽팽하게 벌어지고 있는 PK(부산·경남)과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다.

    전일 부산대에서는 한 교수가 '종북세력을 옹호하는 언론을 비판하라'는 내용의 과제를 올릴 것을 요구하자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진 게 대표적인 예이다.

    PK지역은 한 때 새누리당의 '안방'으로 꼽혔으나 지난 4.11 총선을 계기로 점점 지역색이 옅어지는 추세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박근혜 후보가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 범위내서 문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