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물 건너가는 듯...安-文, 이견 못 좁혀

"두 분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2일 직접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과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각각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여론조사 문항 등을 놓고 각자의 방식을 고수하다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추후 두 후보가 다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두 후보는 이날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 정연순 대변인/ 안철수 캠프

문 후보는 이날 상명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없고 답답하고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이제 다른 일정들은 지금 하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제대로 해 나가는 데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문 후보는 "시각 장애인분들과 이미 약속했다"며 상명대에서 열리는 '사진전'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전날 두 후보는 TV 토론에서도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저희가 공론조사와 여론조사 제안에 동의했는데 (안철수 후보 측이) 공론조사 대상의 모집방법과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처음 주장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절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문재인 후보

“처음 (문재인 후보를) 만나고 나서 모든 것을 일임하자고 합의했다. 양쪽 멤버가 워낙 좋고 창의력이 있어 모이면 잘 되지 않을까 싶어 가이드라인을 줬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실현가능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이길 후보를 뽑는 방식을 택한다면 일임한다고 했는데 의견접근이 안 됐다.”
  - 안철수 후보

“(안철수 후보 측) 협상팀이 처음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물어보면 재량이 없다고 해 갑갑하다. 우리도 노력하고 협상팀도 두 가지 트랙으로 함께 노력하자.”
  - 문재인 후보

“처음 제안에서 우리가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저희가 제안하고 (문재인 후보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해서 그 다음 협상이 진행되는 걸로 안다.”
  - 안철수 후보

전문가들은 후보의 '적합도'를 물으면 문 후보가, '경쟁력'을 물으면 안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어 양측은 여론 조사 문항의 '단어 하나'에도 민감해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