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前아내 죽인 제갈O, 알면 알수록 수수께끼 인물 일평생 무직에 가족도움으로 호화호식.."벤츠끌고 다녀"
  • ▲ 그룹 쿨 김성수의 전 부인 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오후 강씨 사망 사건 용의자 제갈모씨를 자택 인근 신대방동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로 들어서는 용의자의 모습.  ⓒ 연합뉴스
    ▲ 그룹 쿨 김성수의 전 부인 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오후 강씨 사망 사건 용의자 제갈모씨를 자택 인근 신대방동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로 들어서는 용의자의 모습. ⓒ 연합뉴스

    "제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칼날 10.5cm(손잡이 10.5cm) 길이의 '과도'였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자청, "가수 김성수의 전 부인 강OO(37·여·자영업)씨를 살해한 피의자 제갈O(38·무직)씨는 작은 '과도' 하나로 남녀 4명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흉기로 사용된 증거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찍힌 칼은 '흉기'라기보다는, 일반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주방용 칼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제갈씨는 자신이 지닌 흉기로 '단 1회' 강씨를 가격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부검 결과 흉기가 폐를 관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숨진 강씨의 '사인(死因)'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과다출혈이 아닌 '폐 관통사'였다.

    누구든지 사람은 일단 몸속에 칼이 들어 왔다고 느끼는 순간

    100%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되어있다.

    폐가 관통되면 고함을 지를 수가 없다.

    허파에 바람이 들어가게 되면 90%는 확실히 절명한다.

    항상 자기가 칼을 맞았다는 것을 최대한 느끼게 해줘야 한다.

    진짜 칼잡이들은 가슴보다는 뒤에서 폐를 노린다.

    이상은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이 신입(?) 건달들을 교육할때 했던 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 내뱉은 발언이지만, 경찰 관계자들은 "예전엔 조폭들끼리 실제로 이런 교육을 하곤 했다"며 이 대사가 상당 부문 팩트에 기초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요즘 조폭들은 상당히 지능화 돼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일은 잘 안하려 합니다. 합법적인 사업에도 많이 진출해 있구요. '친구'에 나오는 얘기들은 그야말로 한물간 이야기거리에 불과하죠. 하지만 연출하신 분께서 실제로 취재를 해보셨는지는 몰라도 대사 하나하나가 구체적이고 사실에 가까운게 많아서 놀랐습니다. 유오성의 대사 역시 마찬가지구요."

    한 경찰 관계자는 "아무리 '숙달된' 칼잡이라 하더라도 '단 한 번' 칼질로 사람을 절명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영화 친구에 나오는 대사처럼 작심하고 폐를 노리지 않고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밝혔다.

    "사람은 동체잖아요? 고정돼 있는 사물이 아닌…. 나 잡아봐라 하고 멍청히 기다릴 사람은 아무도 없죠. 그런 면에서 조그마한 칼을 몇 차례 휘두른 것만으로 장정 3명을 거꾸러 뜨리고 여성 1명을 사망케 한 솜씨는 프로 중의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강남경찰서의 브리핑을 들어보면 제갈씨는 이모씨에게 총 4회 흉기를 휘둘렀고, 야구선수 박용근에게 2회, 또 다른 남성 김모씨와 김성수의 전 부인 강씨에게는 단 한 차례씩 칼을 휘둘렀다.

  • ▲ 그룹 쿨 김성수의 전 부인 강모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오후 강씨 사망 사건 용의자 제갈모씨를 자택 인근 신대방동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로 들어서는 용의자의 모습.  ⓒ 연합뉴스

    "'단 칼에 폐를 관통?' 이건 프로의 솜씨다!"

    어둠 속에서 몇 차례 '칼날'이 번뜩이는가싶더니, 현역 야구선수가 중태에 빠졌고 여성 한 명은 세상을 떠났다. 누가봐도 '직업 건달'의 솜씨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피의자 제갈씨가 조폭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사코 "NO!"라고 답했다. 그저 평범한, 직업이 없는 남성에 불과하다는 것.

    "피의자는 무직입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조폭은 아니구요. 그런 조직에 몸을 담은 적도 없습니다."

    경찰은 '피의자에게 전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동종 전과(살인미수 혐의)는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바꿔 말하면 다른 전과는 있다는 얘기다.

    "몇차례 폭력 전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흉기를 사용한 적은 없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제갈씨는 범행 당시 '은색 벤츠' 차량을 끌고 다녔다. 직업도 없는 사람이 소유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차종이다.

    경찰 관계자는 '무직인데 어떻게 고급 외제차를 몰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갈씨는 가족의 도움으로 살아왔다"고 밝힌 뒤 "더 이상 구체적인 내역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속도 있구요. 가족 관계와 관련해 재산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가족의 조력을 받아 생활해 왔다는 거죠."

    제갈씨는 자신의 차량에 흉기를 비치해 둔 이유에 대해서도 쉽사리 납득이 안가는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갈O : "2년 전 이혼한 전 아내가 재혼한 남편과 함께 친딸을 기르고 있는데 요즘 들어 제 딸을 홀대한다는 얘기를 듣고 혼내주고 싶어 들고 다녔습니다."

    경찰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피의자 제갈씨의 정체가 더욱 모호해지는 느낌이다.

    "차 안에 언제든지 흉기로 둔갑할 수 있는 과도가 있다.

    전 아내와 재혼한 남성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유흥주점의 단골 손님이다.

    평생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

    조폭 출신은 아니다.

    흉기를 동반하지 않은 폭력 전과는 있으나 살인 및 살인 미수 전과는 없다."

    누가 이 사람을 평범한 일반인 남성이라 할 수 있을까?

    18일 오후 다수의 언론사 취재진을 상대로 공개 브리핑을 가진 경찰은 '의혹'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온갖 추측과 가설을 불러 일으키는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다.

    "전과가 있지만 어떤 전과인지 말해 줄 수 없다.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는지는 말해 줄 수 없다."

    수많은 '궁금증'을 뒤로 하고 경찰의 '깜짝' 브리핑은 마무리됐다. 의문을 풀지 못한 일부 취재진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말해 줄 수 없다" 뿐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연예매체 <디스패치>에서 놀라운 사실을 담은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경찰이 조폭 출신이 아니라고 밝혔던 제갈씨가 전남 목포를 본거지로한 폭력조직 A파의 행동대원 출신이라는 것.

    이 보도가 맞다면 경찰은 취재진을 상대로 대놓고 거짓말을 한 셈이다.

    물론 제갈씨가 '현역'은 아니다. <디스패치>는 "제갈씨가 10년 전 이미 손을 씻었다"며 "조직 생활을 청산한지 오래"라고 밝혔다.

    제갈모씨의 한 측근 : "서울로 상경, B씨를 만나면서 조직 생활에서 빠져 나왔다. 그녀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조직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

  • ▲ 살인사건이 벌어진 서울 강남의 모 유흥주점 외부 전경.  ⓒ 정상윤 기자
    ▲ 살인사건이 벌어진 서울 강남의 모 유흥주점 외부 전경. ⓒ 정상윤 기자

    제갈씨 부부, 알고보니 전직 무속인?

    보도에 따르면 제갈씨를 조폭 세계에서 건져낸 여성은 무속인이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이 여성은 인근 지역에서 용하기로 소문나 꽤 많은 수입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무속인 여성과 동거하던 제갈씨 역시 나중엔 '신기'를 얻어 잠시 무속인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디스패치 : "무속인 아내와 오래 살다보니 그 역시 '신기'를 얻었다. 게다가 제갈씨는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방송인 C씨에게 내림굿을 해주기도 했다. 한 마디로 신아버지 역할을 한 것이다."

    또 직업도 없는 제갈씨가 벤츠를 끌고 다닐 수 있었던 진짜 이유도 공개됐다.

    2년 전 무속인 여성 B씨와 이혼한 제갈씨가 친권 및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3억원 이상의 위자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경찰에서 언급한 가족은 바로 무속인 B씨였다. B씨의 도움으로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던 제갈씨는 이혼 후 딸과의 만남이 막히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패치 : "전처와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측근에 따르면 전처가 딸과의 만남을 가로막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디스패치>가 단독 보도한 내용은 상당 부문 사실로 추정된다. 강남 칼부림 사건이 불거진 뒤 <뉴데일리>에도 피의자의 신원을 문의하는 여러 통의 이메일이 날아들어왔다. 개중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제갈O'씨가 뉴스에 나온 사람이 맞는지 묻는 사람도 있었다. 제갈씨를 알고 있다는 사람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디스패치>의 보도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물론 공권력이 투입된 수사에서 피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디스패치>의 보도 내역 또한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그러나 제갈씨의 수상한 행적과 신분, 그리고 경찰의 모호한 브리핑은 이번 사건이 축소지향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과연 검찰에서 이번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