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제갈씨, 남녀 4명에게 칼부림 8차례 등산용으로 쓰려던 '과도' 꺼내들고 우발적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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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뉴데일리 포토

    지난 17일 새벽 '칼부림 폭행'으로 비명횡사한 김성수의 전 부인 강OO(37·여·자영업)씨가 '10cm 과도'에 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갖고 "17일 오전 2시경 강남구 신사동 술집에서 시비 끝에 흉기로 강씨 등 4명을 찌르고 도주했던 피의자 제갈O(38·무직)씨를 사건 발생 16시간 만에 동작구 신대방동 노상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제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칼날 10.5cm(손잡이 10.5cm) 길이의 '과도'였다"며 "당초 재혼한 전 아내의 남편이 자신의 딸을 홀대한다는 얘기를 듣고 단순히 혼내주려는 용도로 갖고 다닌 것 같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 제갈씨가 자신의 차량에 과도를 싣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원래는 등산용으로 샀다가, 수년 전 이혼한 아내가 재혼을 한 뒤로 자신의 딸이 새아버지에게 홀대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그 남자를 혼내줄 생각에 갖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경찰은 "제갈씨가 '생면부지'인 강씨를 살해하게 된 것은 앙심을 품거나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단정지었다.

    "사건 당일 제갈씨는 친구와 1차로 술을 마신 뒤 2차로 다시 해당 주점을 방문했습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혼자서 양주 1병을 다 마신, 상당히 취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옆에 앉아있던 피해자 일행(채리나, 박용근, 강OO, 이OO, 김OO)이 종업원에게 물수건을 달라고 요구하는 와중에 제갈씨와 말다툼이 벌어진 겁니다. 소란을 피우다 종업원들에게 제지를 당하고 밖으로 나간 제갈씨는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차량에 있던 과도를 꺼내 들고 주점 안에 들어온거죠."

    경찰은 '제갈씨가 살인하려는 의도로 과도를 휘두른 것으로 보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제 죽일 의도는 아니었지만 '찌르는 순간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피의자가 진술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아무런 원한도 없는 남자들을 제갈씨가 무차별 공격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들이 물수건 좀 달라고 말한 것을 (자신에게)반말을 했다고 오해한 제갈씨가 언성을 높이면서 말싸움이 크게 번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찮은 이유로 실랑이를 벌이다 가게 밖으로 쫓겨나는 수모를 겪은 제갈씨가 결국 자신과 언쟁을 벌인 남자들을 찾아가 보복을 한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

    "아마도 제갈씨는 옆에 앉아있던 피해자 일행이 대화하는 것을 무척 시끄럽게 느꼈던 모양입니다. 여기에 사소한 오해가 겹치면서 양측간 신경전이 벌어진 거죠. 밖으로 나간 제갈씨는 차량 사물함에 놓아 둔 과도가 생각 나, 주차담당자에게 자신의 차를 가져오라고 시킵니다. 이후 차량에서 10cm 길이의 과도를 꺼낸 제갈씨는 이를 양복 상의 안 주머니에 숨기고 주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과도가 워낙 작았고 주점 안이 너무 어두워 제갈씨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순간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과 가장 크게 말싸움을 했던 이모씨의 옆구리 등을 수차례 과도로 찌른다. 곧바로 옆에 있던 김모씨와 박용근(야구선수)에게도 칼자루를 휘두른 제갈씨는 주점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뒤늦게 자신의 일행이 피습당한 것을 깨달은 강모씨(김성수의 전 아내)가 큰 소리를 지르며 뒤쫓아 왔고 지상 현관 입구에서 제갈씨는 강모씨의 옆구리를 강하게 한번 찌르고 곧장 자신의 주거지로 도주한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제갈씨가 휘두른 짧은 칼날은 수차례 피해자들을 난자했고 결국 박용근은 중태, 강씨는 사망에 이르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

    경찰은 제갈씨의 칼에 수차례 찔린 이씨 등은 무사하고, 겨우 한번 찔린 강씨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 "강씨의 경우 단 칼에 폐가 뚫리는 치명상을 입었다"면서 "반면 이씨는 가죽잠바를 입어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복부를 2회 찔린 야구선수 박용근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으나, 상태가 어느 정도로 위중한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제갈씨가 은색벤츠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는 목격자 진술과, △평소 사건 발생 주점을 자주 이용한 손님이라는 점에 착안, 어렵지 않게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입수할 수 있었다고.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주변 사람들을 탐문한 결과 피의자의 신원을 금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피의자의 주거지로 2개팀을 급파했는데 이미 핸드폰을 끄고 달아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제갈씨가 해외로 도피할 경우에 대비, 출국금지조치를 내리는 한편, 각종 요충지에도 경찰 병력을 보내 피의자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러던 중 가족들로부터 제갈씨가 7년째 수면제를 장기 복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주 이용하는 약국 주변에서 잠복 근무에 들어갔다.

    "사건 발생 16시간 만인 17일 오후 6시경,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약국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으러 온 피의자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습니다." 

    범행에 사용됐던 '과도'는 제갈씨가 자택 소파 아래에 숨겨 놓은 것을 경찰이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가 자신의 잘못을 많이 뉘우치고 있다"며 "유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도 밝혔다.

    "애당초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정말로 많이 미안해 하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피의자 제갈씨는 동종전과(살인)는 없으나 폭행 등 몇차례 전과를 지닌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제갈씨가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할 성질이 아니"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직으로 알려진 제갈씨는 현재 집안의 도움을 받아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8일 중으로 피의자에 대한 2차 조사를 실시하고 살인 및 살인 미수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강남 주점 내 칼부림 범행 사건' 브리핑 전문

    이번 사건은 손님이 칼을 들었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 여자 1명과 남자 3명이 흉기에 의해 다쳐 있어 소방 등과 협조해 피해자 구조에 우선하고 피해자와 전혀 모르는 사람인 피의자와 술집에서 시비 중에 피의자가 과도로 피해자들을 순차적으로 찌른 후 바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 주변 사람들을 탐문해 피의자가 은색벤츠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는 사실과 사건 발생 주점을 자주 이용한 손님이라는 점을 착안해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피의자의 주거지인 동작구 상도동으로 강력2개팀을 급파했으나 피의자는 이미 휴대폰 전원을 끄고 이용한 차량은 주거지에 놓은 채 옷을 갈아입고 바로 나간 것으로 확안됐다.

    그 즉시 추가로 강력 3개 팀을 동원해 외국으로의 출국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출국금지조치를 하고 고향으로 내려간다는 말을 했다는 지인의 진술에 따라 서울역·용산역·반포 및 동서울터미널 등에서 대중교통을 이용, 도주 여부를 확인함과 동시에, 지인 및 가족들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 피의자가 7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은 사실 및 주거지 내에서 약봉지 등을 발견, 자주 이용하는 병원과 약국 등을 확인하고 그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중 사건발생 16시간만인 17일 오후 6시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약국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으러 온 피의자를 확인하고 그 앞 노상에서 피의자를 긴급 체포하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과도 : 칼날 10.5cm, 손잡이 10.5cm)는 피의자가 주거지 소파 밑에 숨겨 놓은 것을 경찰에서 압수, 확보했다.

    경찰 수사 결과 피의자는 이번 사건 발생 주점에 16일 오후 8시에서 12시경까지 친구 등과 1차 방문해 술을 마신 후 17일 오후 12시 30분경 혼자서 다시 방문했다.

    그리고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피해자 일행 중 1명이 종업원에게 물수건을 요구하는 상황 등에 대해 피의자가 간섭을 하면서 "반말을 했다"는 것이 시비가 되자 종업원들이 이를 제지하면서 피이자를 말리고 밖으로 데리고 나갔지만 화가 난 나머지 이를 참지 못하고 차량 사물함에 놓아 둔 과도가 생각이 나서 주차 담당에게 차를 가지로 오라고 시킨 다음 차에서 과도를 꺼내 양복 상의 안 주머니에 이를 숨기고, 주점 안으로 들고 들어가 피해자 일행 중 남자 3명을 순차적으로 찌르고 밖으로 나오는데 일행 중 여자 1명이 밖으로 따라 나와 피의자에게 이를 항의를 했고 피의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여자의 옆구리를 강하게 한번 찌르고 곧장 주거지로 도주하였고 경찰이 찾아올 것을 대비, 주거지에서 3km 떨어진 여관에 은신했다.

    피의자의 이번 범행으로 피해자 중 강OO(37·여·자영업)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17일 오전 4시 50분경에 사망했고 박OO(28·남)는 복부를 2회 찔리고 중상인 상태로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황이며, 이OO(35·남·자영업), 김OO(41·남·자영업)은 옆구리와 왼쪽 팔 등에 상처를 입고 치료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