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친구 앞에서 줄담배→여성의 심리적 위축→성폭력
    →학생회 신고→학생회장(유시민 딸) 반려→2차 성폭력 가해자 매도
    →학생회장 사퇴


    서울대는 토론 주제도 뭔가 달라?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딸인 수진(22) 씨가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직을 사퇴하면서 불거진 일명 ‘서울대 담배녀’ 사건의 개요다.

    현재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서울대 내부에서도 뜨거운 감자인 이 사건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2차·3차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3월 서울대 여학생 A(21)씨가 연인인 B(21)씨로부터 “담배를 피움으로써 남성성을 과시하고 여성인 자신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B씨와 결별한 A씨는 이를 학생회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는 사회대 학생회장인 유시민 전 대표의 수진 씨에게 접수됐다.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주장에 대해 수진 씨는 “성폭력으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신고를 반려했다.

  • ▲ 유시민 전 통진당 공동대표 가족 ⓒ 연합뉴스
    ▲ 유시민 전 통진당 공동대표 가족 ⓒ 연합뉴스

    그러자 A씨는 수진 씨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급기야 유씨를 성폭력 2차 가해자로 지목했다.

    “관악(서울대관악캠퍼스) 학생사회 여성주의 운동은 성폭력을 강간으로 협소화하지 않고 외연을 넓혀왔다. 반(反)성폭력 운동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니 앞으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다니지 말라.”
     -A씨 주장

    이후 유씨는 B씨를 설득해 사과를 하도록 했지만 A씨는 “정치적 사과만 받았을 뿐 인간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수진씨를 계속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진 씨는 지난 18일 사회대 학생회 홈페이지에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 의사를 밝히고 업무를 중단했다.

    “사회대 학생회칙이 규정한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어 학생회장으로서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없다.”

    “사회대 학생 활동가 대부분이 여성주의자인 입장에서, 왕따를 당한 것과 비슷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껴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유씨의 사퇴가 알려지면서 서울대 학생들과 인터넷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의견은 ‘성폭력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것.

    과연 줄담배를 피는 것이 여성에게 성적 수치감을 느끼게 하느냐는 것부터 이를 성폭력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2차 가해자로 매도해야 하느냐는 점.

    네티즌들은 “신고한 여성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든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