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이건 ‘박근혜의 문제’다!

     

     

    그토록 지적했건만, 박근혜는 대선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친박계라는 뗏목을 불살라버리고 대선이라는 강을 건널 수 있는 새 뗏목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하고 박근혜로 통하는 모든 ‘메인 통로’들을 친박계로 채워 새누리당을 ‘박근혜 1인 체제’로 만든 결과라고 결산하지 않는다면 박근혜에겐 미래가 없다. 

    당장 박근혜는 자신의 손으로 ‘박근혜 1인 체제’를 허물어버리고 이제라도 새 출발해야 한다. 스스로! 

    그리고 박근혜가 대권을 잡으려한다면 친박계의 2선 후퇴는 선택이 아니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당위다!

    친박계를 해산하라!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첫째, 박근혜부터 전략적 사고의 틀을 180도 바꿔라!

    구체적으로 ‘총선형 발상’에서 ‘대선형 발상’으로 대전환하라! 왜? 

    박근혜를 접해 본 새누리당 사람들은 박근혜의 협소한 발상에 놀라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선은 총선과 판자체가 완전히 다른데, 박근혜는 총선과 대선이 똑같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왜 그럴까? 

    박근혜는 자신의 주도로 치른 2008년, 2012년 두 차례 총선이 성공적이었다고 믿는 ‘자기확신’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 

    그러나 총선과 대선은 전국선거라는 점에선 비슷한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판자체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총선은 엄밀히 말해 ‘소규모 지역선거의 확대판’에 불과하지만 대선은 새누리당의 전 조직이 달라붙어 싸우는 전면전(全面戰)! 

    그런데도 박근혜는 총선이나 대선이나 똑같은 선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총선 때 조언했던 ‘몇 사람들’ 데리고 대선이라는 전면전을 치르려는 태도라고 한다! 정말 웃기고 있다. 

    따라서 나름대로 두 차례 총선에서 성공한데 따른 자기확신이 강한 박근혜에게 대선전 전체를 조망하는 의견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 

    대선기획단 안에서도 ‘박근혜 이너서클’ 안에 들어가 있는 몇 사람은 박근혜의 이런 마인드를 뻔히 눈치채고 박근혜로 통하는 ‘통로’를 될 수 있는 한 차단해 자리 보전하려하기 때문에, 나머지 밀려난 사람들은 뒤에서 “자~알 해봐라”라고 불평하고 다니고 있는 게 새누리당의 현실! 

    박근혜는 당에서 올리는 여러 가지 건의나 기획에 대해 시시콜콜 토 달고, 백지화해 사기 떨어뜨리지 말고 “새누리당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만들어 달라”는 입장으로 확 돌아섬으로써 새누리당 전체의 사기(士氣)가 충천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박근혜는 빨리 캠프 안에 ‘좌장(座長)’을 세워라!

    지금 박근혜 캠프 안엔 좌장이라 할 수 있는 제2인자가 없다. 정말 기본도 안 되는 조직을 갖고 대권을 얻겠다니!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종인과 정치쇄신특위위원장 안대희의 투톱 체제라고 하지만, 이들이 친박계를 제치고 좌장 역할을 한다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할 얘기! 

    대선캠프 안에 좌장이 없다보니 전략이든 뭐든 모든 게 박근혜가 재가해야 움직이게 돼 의사 결정이 늘어질 수밖에! 

    박근혜가 5년 전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가장 듣기 싫어한 소리가 언론에서 김무성을 친박캠프의 ‘좌장’이라고 표현하는 대목이었다. 

    “좌장이 어디 있나요?”

    박근혜가 이런 소리하면서 제2인자를 인정하지 않은 데 반해, MB 캠프에선 이재오를 좌장으로 삼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세(勢) 끌어 모으는 악역을 맡기고 전력투구해 이긴 것. 

    박근혜는 이걸 당장 고쳐라!

    박근혜가 넘버 투 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부하의 손에 의해 목숨을 다하게 된 기본 배경에는 제2인자가 되기 위해 부하들 간에 각축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절대 좌장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결정을 자신의 손으로 한다. 이걸 빨리 고쳐 대선캠프 구성에서는 누가 봐도 박근혜의 복심(腹心)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을 좌장으로 내세워라! 

    이건 친박계가 완장 차고 떼거리로 설쳐대게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조직의 생리상 좌장이 없으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는 것!  대선캠프와 새누리당 조직, 그리고 보수우파 세력이 광신도처럼 뛸 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박근혜는 좌장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주도(主導)세력’을 빨리 형성해 이들이 밀고 가도록 하라!

    아무런 구심세력도 없이 박근혜 혼자 북치고 장고치는 전략으로 대권을 잡는다? 6~7명의 주도세력이 밀고 가도록 하라! 

     

    넷째, 거듭 말하지만 ‘왜 박근혜인가?, 안철수·문재인과 확연히 다른 차별화를 빨리 하라! 

    박근혜 지지도가 주저앉은 근본 배경엔 9월16일 문재인의 대선후보 확정에 이어 9월19일 안철수의 대선 출마 선언이라는 ’문·안 폭풍‘을 정면으로 맞았기 때문인데, 더 깊숙이 분석하자면 근본적으로 박근혜에 대해 대북문제에서부터 종북문제에 이르기까지 양이 덜 차있는 전통적인 보수우파의 ‘집토끼’들과 중간층이 그 문·안 폭풍에 크게 흔들렸기 때문! 바람난 것!

     

    다섯째 역시, 문·안 단일화 문제에 대해 체통 있는 척하며 손 놓고 있지 말고 과감하게 뛰어들어 독사(毒蛇)처럼 대들어야 한다.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만약 박근혜가 또 자기 고집만 부려 보수우파의 정권 재창출을 무망하게 만들려 한다면 나는 한 논객(論客)으로서 박근혜에 대한 지지를 냉정히 철회하고야 말겠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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