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 '긍정적'…속내는 사실상 '거부'安에게 끌려가는 모양새로 보일까 부정적
  • ▲ 추석 전 대선후보 3자 회동이 불발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 뉴데일리
    ▲ 추석 전 대선후보 3자 회동이 불발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 뉴데일리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제안한 '추석 전 대선후보 3자 회동'이 공수표에 그치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추석 전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3자 경쟁구도에서 주도권을 의식한 박근혜·문재인 후보 진영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 조광희 비서실장은 2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최경환 비서실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어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경환 비서실장이 "박 후보의 추석 이전 일정이 미리 짜여져 있어 시간을 내기 어렵다. 추석 연휴 이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조광희 비서실장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진 대변인은 "(박 후보의) 일정만 조정되면 문 후보는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함께 할 용의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박 후보 캠프의 사정상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9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선거 과정에서 흑색선전으로 감정의 골이 패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3자 회동을 제안했다. 또 21일에는 "추석 전에 만나 국민들에게 추석 선물을 드렸으면 한다"며 회동 시기를 추석 이전으로 특정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공식 채널을 통해 회동을 제안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완곡한 거부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도 3자 회동 제안에 대해 "만나는 것이야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추석 이후에도 3자회동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무엇보다 뒤늦게 대선판에 뛰어든 안 후보의 제안에 동참할 경우 레이스를 뛰고 있던 두 후보가 끌려가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어 기(氣)싸움 측면에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한 라디오에 출연해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제안"이라며 일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최고위원은 "박 후보와 회동을 가지려면 일단 예선을 거치고 결승에 진출한 다음 말하는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그 일부터 먼저하는게 순서라 본다"고 했다.

    단일화가 유력한 야권의 후보 '교통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