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 3천만원 주며 청탁 → 박지원, 김석동에 즉시 전화
  • ▲ 밝은 표정으로 윗 옷을 입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 밝은 표정으로 윗 옷을 입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박지원, 이번에도 웃을 수 있을까?

    단순히 아니라고 발뺌하기에는 꽤나 구체적이다.

    마침내 검찰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

    돈을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는 이상한 사건의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의원회관으로 박지원 원내대표를 찾아가 은행 퇴출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3천만원을 건넸고 그 자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김석동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줬다.”

    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합동수사단이 박지원 원내대표의 비리 정황과 관련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은 임건우(65·구속) 전 보해양조 회장의 입에서 나왔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19일 부실 경영을 사유로 보해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했지만 즉각 퇴출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 등을 거쳐 최종 퇴출을 결정한다는 판단이었다.

    검찰은 2~3월 박지원 원내대표와 저축은행 측이 수상한 거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검찰은 임건우 전 회장이 당초 예정된 금융위의 경영평가 시점을 연기하도록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요청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와 김석동 위원장의 전화 통화 이후 경영평가가 연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시 보해저축은행은 경영평가를 연기한 뒤 자금을 보충해 회사 부실을 메꾸는 방법으로 퇴출을 모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김석동 위원장을 지난달 중순께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청탁과 함께 3천만원과 전달했다고 진술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청탁과 함께 3천만원과 전달했다고 진술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연합뉴스

     

    박지원 원내대표의 비리 혐의를 둘러싼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지만 정작 당사자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7월31일 검찰에 출석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임건우 회장에게 돈을 받거나 청탁을 받은 일도 없고, 김석동 위원장에게 전화를 한 일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010년 6월 전남 목포시 용해동 사무실에서 오문철(59·구속기소) 보해저축은행장으로부터 ‘수원지검 수사와 금융감독원 검사가 잘 마무리되게 힘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3천만원을 받고 이와 별도로 임건우 전 회장에게서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다만 검찰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신병처리와 관련, “아직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 없다”며 야당의 반발을 우려하는 듯 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