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9월 2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을 개최키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면담은 박 후보 측에서 요청하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박 후보가 당선된 뒤 이 대통령과 박 후보가 전화 통화를 하고 `언제 한번 보자'고 해서 이번 면담이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야당에서도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이 있으면 만날 것이다"라고 밝혔다고 하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여당 후보만 만날 경우 대선에서 선거 중립 의무 훼손이라는 지적이 제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을 합니다.

    물론 그런 것도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입니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든 야당의 대통령 후보든 속마음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평상시에야 당리당략에 따라 정파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공세를 퍼붓더라도 국가 비상시에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여 모두가 하나가 되어 국난을 극복해야 되는 국가 통합의 상징이요 또한 명령권자 이기도 합니다.

    부자 3대 세습으로 갓 서른도 않된 어린 나이의 3남이 후계자 자리를 물려받아 아직 불안하기만 한 북한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날로 급격하게 커져만 가는 국력으로 주변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중국과 아직도 일제국주의를 반성하지 않고 독도 침탈을 노리는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가속화 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럴 때 여야의 대통령 후보들이 현직 대통령을 존중해 주는 모습은 주변국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요즘에 일본의 노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극언을 서슴치 않았던데, 이럴 때 대선 후보들이 특히 야당 후보들이 나서서 노다 총리를 질책하면 아마 모르긴 해도 국민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을 것입니다.

    아직 거기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인지도 모르겠지만, 1987년 6.10 민주항쟁 이후로 어느새 4반세기가 흘러 이제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펼쳐질 때도 되었을 것입니다. 성숙한 민주시민의 역량을 정치인들이 알아차릴 때도 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바람직한 선례가 정착되어 앞으로 당선되는 대통령은 어느 특정 정파만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온 국민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야당은 지금 한창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참이지만 우선 대통령후보가 결정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의 대국민통합 행보는 아주 긍정적입니다. 정치적으로 서로 꼭지점에 서 있을 법한 두 전직 대통령들의 묘지를 참배하고 미망인을 예방한 것이나 칠푼이라 놀려대던 전직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일 것입니다.

    야당에서도 대통령후보가 결정되면 이런 여야를 뛰어넘는 통합의 행보가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 자신의 비전과 리더십을 가지고 떳떳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는 그런 선거 풍토가 자리 잡게 되길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출발은 미미해 보일지 몰라도 이런 것들부터 하나씩 이루어 나가다 보면 머지않아 성숙한 민주사회가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야당에서도 대통령후보가 결정되면 여야 균형을 맞추느라 선거 중립의무 훼손이 두려워서 의례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제하에서의 현직대통령에 대한 예의로서 또한 대통령을 꿈꾸는 포부를 안고서 현직 대통령과 청와대를 거닐며 국정을 논해 보는 것이 국내외적으로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런지요.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항시 염두에 두고 정치를 펴나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고 힘차게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