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신고받기에도 일손이 부족한 판에 높으신 분들까지···”
  • ▲ 민주통합당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전북지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대선 경선후보가 29일 태풍 볼라벤으로 피해를 입은 전북지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서로 경쟁이나 하듯 태풍 피해지역에 얼굴을 비치면서 생색내기 방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태풍 피해 신고받기에도 일손이 부족한데 ‘높으신 분’들 오신다고 자료 준비까지 해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일 오전 전북도청의 한 공무원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들의 잇따른 방문에 원망 섞인 말을 내뱉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공무원은 전날부터 “오늘 아침까지 피해 신고 접수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어서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국인데 아침부터 높은 양반들이 온다고 해서 태풍 업무는 제쳐놓고 브리핑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누구를 위한 방문인지 잘 모르겠다. 고의는 아니겠지만 무리한 방문으로 인해 복구 작업이 늦어질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진정 민심을 위한 행동인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이날 전북 지역에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 3명이 잇따라 방문했기 때문이다. 이 공무원의 원망은 단순한 볼멘소리가 아니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익산의 태풍 피해지역과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했고 손학규-정세균 후보도 전주와 완주 일대의 농가를 찾았다.

    경선 주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대선후보 전북 경선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들이 태풍 피해 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현장을 무리하게 방문하고 있다는 원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선 주자들의 행보를 선의의 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 공무원들에게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부담되고 행정력 낭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