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클어진 머리칼, 짙은 눈화장은 방황과 반항의 상징인가.

    현재 가장 시청률이 높은 KBS2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유부남을 짝사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 방귀남(유준상 분)의 고향 후배인 이수지(박수진 분)는 방귀남이 결혼한 다음에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 그러다가 급기야는 떡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 방귀남 집 앞에서 주정을 하다가 이 장면을 보다 못한 방귀남 동생이 자기 집으로 데려와 잠을 재우는 상황이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방영됐다. 머리칼은 사정없이 헝클어져 야수같고, 아래쪽 눈매를 짙게 화장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아침에 일어난 이수지는 방귀남 여동생 방말숙(오연서 분)과 나누는 대화는 이렇게 전개된다. 

  • “그쪽이 지금 하고 있는 것 불법 아니에요?”
    “무슨 불법?”
    “우리 오빠 좋아하잖아요. 유부남인데.”
    “짝사랑도 불법이에요?”

    짝사랑이 불법인가, 아닌가?

    드라마에서 가볍게 나눈 대화같이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남녀관계에서 깊이 생각해볼 많은소재를 제공한다. 상대방은 관심없는 짝사랑은 과연 어느 때나 다 용납이 될 것인가? 짝사랑은 순수한 것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금지된 사랑인가? 특히 상대방이 이미 결혼한 사람이라면, 그를 혹은 그녀를 혼자서 좋아하는 것은 불법인가, 아닌가?

    여기서 불법이라는 것의 기준점은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간음(adultery)이냐, 아니냐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간음은 무엇을 말하는지 도덕과 윤리적인 기준을 돌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2000년 전 성현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란하게 여자를 쳐다보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을 저질렀다.”
    (But I say to you that everyone who looks at a woman with lust for her has already committed adultery with her in his heart.)

    이 말은 예수 그리스도가 여러 가지 도덕률을 가르치면서 한 말 중 하나이다. 이 말을 하기 전에 예수 그리스도는 이런 말을 먼저 했다.

    “너희들은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다. ‘간음하지 말라’”
    (You have heard that it was said, 'YOU SHALL NOT COMMIT ADULTERY')

    여기서 간음하지 말라는 말은 결혼한 상대방 이외의 이성과 성관계를 갖지 말라는 말이다. 간음하지 말라는 윤리적인 도덕률은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모세가 받은 10계명에 나온 계명 중 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간음하지 말라는, 육체적 성 관계를 맺지 말라는 모세의 도덕률 이상으로 더 엄격하게 말했다. 어떤 여자를 보고 마음속으로 음란한 생각을 하면 그것도 이미 심리적으로 간음했다고 선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음란하게 여자를 쳐다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표현을 영어로 보면 이렇게 된다. looks at a woman with lust. 음란하게는 with lust로 표현됐다. 그렇다면 lust의 의미가 이 문장의 뜻을 결정할 것이다.

    lust : a strong sexual desire
    lust는 강렬한 성적 욕망을 뜻한다.

    그렇다면 ‘음란하게 여자를 쳐다본다’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는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을 갖고 여자를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마음속으로 강렬한 성적 욕망을 갖는 것이 ‘심리적 간음’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그 다음에 한 말은 이렇다.

    “만약 너의 오른쪽 눈이 너를 넘어지게 한다면, 오른쪽 눈을 빼서 던져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전한 몸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 보나 낫다.”
    (If your right eye makes you stumble, tear it out and throw it from you;
    for it is better for you to lose one of the parts of your body, than for your whole body to be thrown into hell.)

    “만약 너의 오른팔이 너를 넘어지게 한다면, 그 팔을 잘라 던져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전한 몸을 가지고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낫다.”
    (If your right hand makes you stumble, cut it off and throw it from you; for it is better for you to lose one of the parts of your body, than for your whole body to go into hell.)

    우리가 눈으로 본 것 때문에 유혹에 빠져 간음을 한다면 차라리 눈을 빼버리라고까지 옛 성현은 강조하고 있다. 여자를 음란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나을수있다고 성현은 강조했다.

    그러니 우리가 무심코 보면서 즐긴다고 생각하는 저질스런 야동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남자들은 으레 봐야 하는 것 처럼 호도하는 야동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자제해야 한다.

    ‘음란한 마음’은 인간의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마저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 어떤 사람이 보고 싶다거나, 그립다거나 인간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거나 하는 정도에서 휠씬 벗어난 상태이다. 어떤 이성과 성적 관계를 맺는 환타지에 빠진다든지 상상에 몰입한다든지 생각속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마음속으로 금지된 행동을 상상한다고 사람들에게 들키지는 않는다. 법률적으로 죄가 되는것도 아니다. 경찰차가 달려오지 않고, 수갑을 차지도 않으며 감옥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그것은 이미 심리적 간음이 되고 만 것이다.

    넝굴당에서 이수지(박수진분)은 어릴 쩍 친구였지만 이미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어버린 방귀남(유준상)을 단순히 그리워하거나 어릴 적 친구로서 애틋한 마음을 가진 것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술을 퍼 마시고 떡이 되도록 취해서 방귀남의 집 앞에서 주사를 부렸다면, 성적으로 강력한 욕망을 품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수지의 행동은 단순한 짝사랑의 도를 넘어섰다고 보여진다.
    방귀남의 여동생은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해도 된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짝사랑 그거 불법인거 모르세요?”
    (그런 죄를 지으려면 차라리 장님 되는게 낫다고 경고한 사실 모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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