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특감, 사업시행자에 각종 특혜 ‘명백한 불공정 협약’관계자 15명 엄중 문책, 시 “수사의뢰 배제 안 해”“사업시행자와 소송 불사”
  • ▲ 세빛둥둥섬.ⓒ 사진 연합뉴스
    ▲ 세빛둥둥섬.ⓒ 사진 연합뉴스

    "서울시 역사상 절차적으로 가장 문제가 많은 사업"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던 세빛둥둥섬에 대한 서울시의 감사결과가 12일 발표됐다.

    지난해 상반기 준공 후, 혈세만 둥둥 떠다닌다는 비난을 받아온 세빛둥둥섬 사업은 감사결과 불공정계약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부실의 온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의 동의절차를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협약도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으로 중간에 두 번이나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의 수익은 누락하고 경비는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두 배 넘게 부풀린 사실도 드러났다.

    시는 상식 밖의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사업자 ㈜플로섬과의 협약에 대해 불공정 독소조항을 폐기, 계약관계를 원 상태로 돌려놓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사업자와의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된 관계자 15명에 대해서는 비위 경중에 따라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이 중에는 3급 이상 국장급 간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는 관계자 문책과 별도로 필요한 경우 수사의뢰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그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시는 사업시행자인 ㈜플로섬과의 세빛둥둥섬 관련 협약이 시의회 동의절차를 무시하는 등 중대한 하자 속에 체결돼 무효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로섬은 ㈜효성이 57.8%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SH공사(29.9%), (주)대우건설(5%), 진흥기업 외 3개사(7.3%)가 참여하고 있다.

    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요재산을 취득하거나 매각할 때는 시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는 지방자치법을 어긴 것은 물론, 시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한 조례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공유재산심의회가 법령 위반을 이유로 심의를 보류 했음에도 불구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당시 담당 공무원들은 공사를 서두르면서 규정이나 절차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신속히 공사를 마치기 위해 토목, 건축 등 기술적 분야에만 치중하고, 추진상황 보고서 작성에만 급급해 규정이나 절차는 제대로 검토할 상황이 아니었다”

    시가 지적한 불공정·부당 조항의 핵심은 한강사업본부와 ㈜플로섬이 협약을 두 차례나 변경하면서 총투자비와 무상사용기간을 무리하게 늘린 것이다.

    두 차례의 협약 변경과정을 거치면서 사업비는 662억원에서 1천39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무상사용기간도 법이 정한 20년에 10년을 임의로 더해 30년으로 연장했다.

    여기에 사업자 잘못으로 계약을 해지했을 경우에도 시가 ‘해지시지급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해 시의 부담증가를 자초했다.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은 사업자 측에서 부도가 났을 경우에도 이를 계속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해지시지급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사업자 수익시설에 불과한 세빛둥둥섬에 같은 규정을 적용한 것은 상식 밖의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런 독소조항 때문에 현재 사업이 해지되는 경우, 시가 사업자에 지급해야 할 해지지급금은 1천61억원에 이른다. SH공사가 투자한 128억원도 떼일 판이다.

    사업자가 수입을 누락하고 경비는 부풀리면서 의도적으로 사업비를 증액한 정황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예컨대 사업자는 연간 1억원 이하가 적정한 하천준설비를 매년 10억원, 30년간 318억원으로 계상해 비용을 10배 정도 부풀렸다.

    주차장운영 등으로 얻은 수입 49억원을 누락시키고, 사업비 집행잔액 31억원을 오픈행사비로 새롭게 요구하는 약 80억원의 사업비를 부당하게 올렸다.

    심지어 플로섬과 시공사인 대우건설간 공사비 다툼으로 대한상사중재원이 플로섬에 지급하라고 판정한 78억원을 총사업비에 부당하게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밖에 ▴부적정한 준공확인과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점 ▴주차장 무상제공 및 주차장 위탁 부적정 ▴시설물 담보설정 및 내용연수 초과사용 약정 부적정 ▴정책전환 검토시점에서 변경협약 체결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과도한 부채로 시달리는 SH공사가 사업에 참여하고 출자원금 보전방안을 제대로 마련치 않은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한강사업본부와 (주)플로섬 간의 협약 중 독소조항 및 불공정 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해 계약을 정상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플로섬과의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감사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도 내놨다. 재정상 조치로는 사업자에게 운영개시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92억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징계대상에 오른 15명 중 국장급 이상 간부와 한강사업본부 전 실무진 등 6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하고, 징계시효가 지난 9명에 대해서는 훈계성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퇴직한 한강사업본부 본부장을 비롯 3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효에 가까운 절차로 사업이 진행됐다. 독소조항에 대한 수정이나 삭제 등 (게약관계를)정상적으로 돌리지 않는 한 협약을 이행할 수 없다”

    “필요한 경우 법정 다툼도 준비하고 있다”
     -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