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다이렉트 부문 그랑프리 2관왕 아멕스 캠페인 미국의회마저 감동시킨 '공존'의 소셜미디어 담론
  • 2012년 칸 라이언즈에서는 ‘착한’ 캠페인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이전의 이기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만연하면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해진 것이다.

    기업들 역시 단순히 자사 브랜드만 외치기보다는 어떤 선의의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런 캠페인들이 칸 라이언즈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다.

    올해 다이렉트 부문과 프로모&액티베이션 부문에서 동시에 그랑프리를 받은 크리스핀 포터 + 보거스키(Crispin Porter + Bogusky)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카드 캠페인이 대표적인 예다.

    유명 브랜드를 갖춘 대형 매장들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협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요 몇 년 사이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소규모 자영업자들 역시 어려움에 처했다. 더욱이 미국은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등 대형할인매장들의 고향이다.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성탄절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큰 쇼핑 시즌이다. 하지만 2010년,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의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까지 그 혜택이 돌아가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2010년 아멕스에서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쇼핑하는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날을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Small Business Saturday)’로 선포했다. 그리고 텔레비전, 인쇄광고, 배너광고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스몰 비즈니스’로 등록하게 했다. 소비자들 역시 자기가 필요한 ‘스몰 비즈니스’를 검색해볼 수 있다.

    이 캠페인은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위시해 여러 유명인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는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 10위 안에 들기에 이르렀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270만 명이 넘어섰다.

    마침내 2011년, 미국의회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 다음날을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로 공식 지정하는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2011년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에 ‘스몰 비즈니스’에서 구매한 사람은 1억 명 이상. 이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2011년 프로모&액티베이션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뉴질랜드 콜렌소 BBDO의 닉 워딩턴(Nick Worthington)은 ‘매체 통합을 효율적으로 다룬 점이 높이 평가됐으며, 이 캠페인은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평가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캠페인의 규모와 성과 역시 인상적이었다고.

    다이렉트 부문 심사위원장이었던 이스라엘 영&루비캠(Young& Rubicam)의 기데온 아미케(Gideon Amichay)는 소비자들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해낸 점을 지적하며 ‘이 캠페인은 일시적인 효과를 거두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행동 자체를 바꾸어놓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이렉트 부문은 프로모&액티베이션 부문과 달리 소비자들과 직접적이면서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는가 여부에 초점을 둔다.

    두 부문 심사위원장 모두 이 캠페인이 매우 ‘건전하다’고 평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올해에도 많은 캠페인들이 소셜미디어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용했지만,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했느냐가 아니라 소비자들과 얼마나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를 형성해냈느냐에 있다.

    실제 사람들은 단지 명분이 훌륭하다고, 혹은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참여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대화(dialogue)’를 좋아하며, 아멕스 캠페인은 그 ‘대화’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 받았다.

    2012년 다이렉트 부문 시상식에서 기데온 아미케는 ‘이제는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들’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강변했다. 기데온 아미케의 말대로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의 것인 소셜미디어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좋은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들’부터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