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부모봉양은 옛말...서울 절반은 1~2인 가구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미혼 및 이혼 증가 등 원인
  • ▲ 지난 10년 사이 서울의 가족구조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통계조사 결과 나타났다. 무엇보다 노부모에게 얹혀사는 30~40대 자녀의 비율 급증이 급격한 가족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 지난 10년 사이 서울의 가족구조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통계조사 결과 나타났다. 무엇보다 노부모에게 얹혀사는 30~40대 자녀의 비율 급증이 급격한 가족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10년 사이 노부모 부양이 자녀책임이라는 견해는 줄어들었고, 자녀와 동거하지 않겠다는 부모도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30~40대 성인자녀가 가구주인 60세 이상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91%나 늘어났다. 동거이유는 부모봉양 보다는 ‘자녀부양’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은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사회조사’ 등의 자료를 분석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지난 10년간 서울의 변화된 가족구조를 담은 ‘통계로 본 서울의 가족구조’를 1일 발표했다.

    분석자료를 보면 우선 가족 부양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점차 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세 이상 서울시민 중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질문에 동의한 비율은 2006년 60.7%에서 2010년 30.4%로 4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60세 이상 노인들의 응답 비중 역시 지난 2005년 49.3%에서 지난해 29.2%로 6년 새 20.1%p 감소해 가족관계에 대한 달라진 가치관을 보여줬다.

    반면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장성한 30~40대(30~49세 연령) 자녀가 2000년 25만3천244명에서 2010년 48만4천663명으로 10년 새 91.4%(23만1419명)나 늘어났다. 30~40대 인구 중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비율 역시 같은 기간 7.6%에서 14.7%로 껑충 뛰었다.

    동거이유는 가족관계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더욱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부모가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이 불가능하거나 손자녀 양육 등 자녀의 가사를 돕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39.5%를 차지해 ‘부모의 독립이 불가능해서’라는 이유(32.3%)보다 높았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다 큰 자녀가 부모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가구의 비중이 해가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는 분석결과도 있다. 노부모부양이 자녀책임이라는 견해가 줄고 있고, 자녀와 동거하지 않겠다는 부모도 늘고 있는  것.

    이같은 결과에 대해 시는 ▶고령화 및 부모부양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노후를 자녀에 의지 하지 않으려는 부모세대의 증가 ▶늦어지고 있는 결혼연령과 길어진 학업기간 ▶여성의 학력상승과 경제활동참여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달라진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가족관계 만족률에서는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만족하는 비율(72.7%)’이 ‘자녀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얻는 만족률(65.6%)’ 보다 7.1%p 더 높있다.

    10년 새 가족구조 및 형태도 달라졌다.

    가구주의 혼인상태별로 보면 미혼이나 이혼 및 사별 가구는 53.6%(45만가구) 늘었으며, 2010년에는 1인가구가 4인가구를 처음으로 추월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이 됐다.

    특히 1~2인 가구는 10년 새 59.3% 증가해 전체 일반가구 중 절반을 차지하면서 가족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를 책임지는 고령 및 여성가구주의 증가도 눈에 띈다.

    60세 이상 가구주는 2000년 46만8천852명에서 2010년 80만1천108명으로 10년새 70.9%(33만천256명) 늘었으며, 여성 가구주 역시 같은 기간 동안 63.5%(38만2천415명) 증가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독신 여성의 증가, 이혼률 상승 등이 그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박영섭 시 정보화기획담당관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변화, 만혼(晩婚)·미혼 및 이혼의 증가, 가치관변화 등으로 가족의 규모가 점차 작아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있다”면서 1~2인가구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