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설공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및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기부동전 120만개, 한둘로 쌓으면 63빌딩 10개 합친것보다 높아
  • ▲ 청계천 팔석담 폭포 앞에서 행운의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
    ▲ 청계천 팔석담 폭포 앞에서 행운의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

    “청계천서 동전 던지며 소망을 빌었는데 정말 행운이 왔어요!”

    서울시설공단은 청계천을 찾은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이 자신의 소망을 빌며 던진 ‘행운의 동전’이 8천만원에 달해 이르면 오는 8월께 누적 모금액 1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22일 밝혔다.

    2005년 10월 27일 개장한 ‘행운의 동전’ 누적 모금액은 지난 3월말까지 7천527만원으로 집계됐다. 시는 3만7천801개에 달하는 외국동전을 개당 100원으로 환산한 378만원을 더하면 8천만원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전 개수는 무려 120만여개, 1인 당 2개를 던졌다면 60만명이 이곳을 다녀간 셈이다. 이 동전들을 일렬로 세우면 63빌딩 10개를 합친 것보다 높다.

    이날 오후 2시 ‘행운의 동전’으로 더 잘 알려진 청계천 폭포 팔석담에서는 현재까지 모인 동전을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하는 행사가 열렸다.

    시는 앞서 지난 2006년과 지난해 각각 2차례씩 모인 동전을 기부해 왔다. 이번에 전달되는 동전은 작년 2월 15일부터 올 3월말까지 약 1년간 모인 것이다.

    청계천 ‘행운의 동전’은 개장 첫 해인 2005년부터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2개월 만에 358만원이 쌓였고 이듬해에도 1천475만원이 모이는 등 꾸준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007년 들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모금액도 138만원으로 급감했다.

    시는 동전 던질 곳을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유선형 석재수반 형태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문제는 어디에서 동전을 던지면 되는지 눈에 잘 띄지 않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에 서울시설공단은 유명무실해진 ‘행운의 동전’을 로마의 ‘트래비 분수’처럼 서울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2010년부터 동전 던지는 곳 바닥에 표지판을 붙였다. 모인 동전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는 안내문도 한글과 외국어로 표시했다. 동전 투입구에는 화강석 조형물을 설치하고 밤엔 LED 조명도 밝혔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청계천에서 연인, 친구, 부부끼리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지면 행운이 따라온다”는 ‘정체불명’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재미삼아 하나 둘씩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이 점점 늘었다.

    외국관광객들도 유니세프를 통해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돕는데 쓰인다는 설명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앞 다퉈 주머니를 열었고 ‘세계등축제’ 같은 대규모 행사 땐 동전 던질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연간 모금액이 3천205만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3.4배가 늘어났다. 동전 개수로는 무려 10.3배가 증가했다.

    한편 청계천에 동전을 던진 시민들읭 가장 큰 바람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 일상 속 작은 소망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공단이 시민 26명을 대상으로 한 간이 인터뷰 결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는 응답이 53.8%(14명)로 절반을 넘고 “진학과 취업” “세계평화” 등 소망이 각각 11.5%(3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