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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를 조용히 찾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이날 박 전 위원장은 비행기편으로 광주에 도착, 망월동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학재 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박 전 위원장이 조용히 다녀오겠다고 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다녀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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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12일 당관계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 분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같은 날 당내 대권주자인 이재오 의원도 광주를 찾은 데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화를 위해서 헌신한 호국영령들을 참배하기 위해 조용히 다녀온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5.15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 비대위원장이라는 당직에서 물러나자 공식적으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다녀온 것으로 보인다.
정국이 대선체제로 급변하는 시기에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당 지도부보다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5.18 참배'는 예고된 일이라는 시각이 많다.
먼저 박 전 위원장이 지난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에도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한 바 있다.
역시 대선이 있는 해인 올해도 묘지를 찾아 '호남 끌어안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총선 승리와 맞물려 야권의 부정경선 파문 등으로 지지율이 50%를 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유독 호남권에서는 안철수, 문재인 두 주자에게 모두 밀리는 형국이다. 호남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는 호남 정서를 깊숙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이 필수적으로 꼽히고 있다.
또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19대 총선 이후 마지막 민생현장으로 광주를 방문해 "5월에 광주에 오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광주 시민들의 숭고한 뜻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기념일을 앞두고 민주화운동의 성지로 꼽히는 광주를 찾은 소회를 밝혔던 것이다.
새누리당이 비록 호남권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한데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노력을 조금씩 알아주고 마음을 열어 주신다고 느끼고 있다"며 동토(凍土)의 변화를 강조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진정성을 갖고 다가간다면 노력이 소중한 씨앗이 돼 반드시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고 믿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전 위원장은 약 30여분 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참배에는 이학재 전 비서실장과 박 전 위원장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만 동행했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역대 새누리당 후보로는 호남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아쉽게 낙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