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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호주가 둘 중 하나를 자신의 '대부(godfather)'로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호주 일간 디 에이지(The Age)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선임장교 출신인 중국의 저명 안보전략가 송샤오준은 봅 카 호주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에 맞춰 디 에이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호주의 전략적 지위가 논쟁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샤오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둔 미군의 일부를 호주 북서부의 다윈에 재배치해 이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송샤오준의 발언에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도 지난 15일 중국을 방문한 카 외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호주와 미국의 긴밀한 군사동맹은 냉전시대로 회귀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송샤오준은 "미국의 '아들'이 됐건 중국의 '아들'이 됐건 호주는 항상 (군사안보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존해왔다"며 "과연 누구에게 의존하느냐는 누가 더 힘이 있고 전략적으로 유용한 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철광석을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먹고 살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그같은 경제적 관계에 걸맞은 충분한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송샤오준은 "호주는 더이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그만두고 둘 중 하나를 '대부'로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 장관은 미군의 다윈 주둔을 둘러싼 중국 내의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호주는 중국과 최고책임자급 안보전략 대화 채널을 유치하고 있는 두 나라 중 하나이며, 중국과 인도적 차원의 재난구조 지원 협정을 맺고 있는 유일한 서방국가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