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항소심서 최후 변론 "서OO 위협한 사실 없다" 변호인 "검찰 공소장 변경 내용, 구체적 사실 결여"
  • 전 매니저 서OO에게 각서 작성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가수 크라운제이(32·본명 김계훈)가 10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8호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블랙컬러의 깔끔한 슈트를 입고 나타난 크라운제이는 "2010년 8월 29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서OO이 '1억원 상당의 요트 양도 및 2억원의 대출금 중 1억원을 갚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한 것은 순전히 자발적의 의지로 비롯된 것"이라며 "이 과정에 조금의 강요나 협박도 없었다"고 변론했다.

    크라운제이는 "저를 비롯해 공동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니얼 신, 고소인 서OO은 오랫동안 친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라며 "누가 누구를 협박하거나 위협하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정황상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OO을 만나는 자리에 총 4명이 참석하게 된 경위는 간단합니다. 원래 서OO이 제 매니저였지만 수년간 연락을 끊고 잠적해 대신 김OO이 저와 동행하며 차량 운전을 돕고 있었구요. 대니얼 역시 영화 촬영 때문에 한국에 왔고 그를 위해 또 다른 친구가 운전을 하는 관계로 총 4명이 그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거죠. 누구를 위협하기 위해 친구들을 모은 게 아닙니다."

    특히 크라운제이는 "여러차례 장소를 옮겨 다니며 다수의 사람들을 만난 터라 서OO이 정말 위협을 느꼈다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며 "서OO이 주장하는 것처럼 강요나 협박, 폭행은 단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저희가 강요를 하고 위협을 가했다구요? 그때 집 앞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놓고 그 안에서 각서를 썼는데요. 저희들이 있던 곳에서 경비실까지의 거리가, 지금 재판장님과 제가 있는 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경비 아저씨와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8월 29일 밤 무척 더운 날씨라 에어콘을 켜야 했지만, 아저씨께서 '지금 시동을 걸면 주위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할테니 시동을 끄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얌전히 창문을 내리고 있었죠. 또 이야기 중 담배를 안에서 피웠는데 '땅에 버리지 말라'면서 계속 저희에게 주의를 주셨습니다. 만일 저희에게 이상한 낌새가 있거나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면 당장 제지를 하셨겠죠. 서OO도 자신이 위협을 느꼈다면 얼마든지 구조를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크라운제이는 "각서를 작성한 것은 서OO이 원해서, 그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가 그에게 협박을 해서 작성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각서를 쓰자고 제안한 것도 서OO입니다. 제가 이틀 후에 미국으로 간다고 하니,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각서와 차용증을 쓰겠다고 하더군요. 그는 저에게 '형이 나를 못 믿을테니 각서를 써 둘게. 만약 내가 또 잠수를 타거나 은행에서 오는 연락을 안받으면 내가 쓴 각서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거야'라고 말했습니다. 강요를 당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크라운제이와 함께 커피숍에 동석, 서OO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대니얼 신은 "크라운제이의 설명 그대로, 절대로 분위기가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며 "서OO이 위협을 느꼈다면 바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날 함께 설렁탕도 먹고, 차도 마시고‥. 위협을 느꼈다면 도움을 요청할 만한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또 그날 서OO은 저에게 다른 일까지 제안을 했었습니다. 만약 자신이 협박을 당하는 자리였다면 저에게 웃으면서 이런 제안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저희는 오히려 서OO이 우리 모두를 시련에 빠뜨렸다고 생각합니다."

    대니얼 신은 재판부에 "지난해 11월 변호사실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진술한 것이 있다. 이것을 증거 자료로 제출하고 싶다"며 직접 작성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대니얼 신의 진술서를 증거 목록에 포함시켰다.

  • 재판부 "공소장 변경 내역, 자세히 안봤지만.." 일단 허가?

    당초 4월 26일로 예정됐던 크라운제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으로 연기, 이날 피고인 변론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크라운제이의 변호인은 "취지는 물론, 변경 내역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신청을 불허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변경된 공소장 내용을 보면 공소된 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으나, 재판부는 "일단 공소장 변경을 허가한다"며 검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래 공소장에는 폭행과 협박 행위에 대해 더 심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상당수 축소되거나 기각 처리됐다"며 "원심 재판부에서 공소 내역을 너무 빼다보니 검찰에서 더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아직 공소장 변경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며 "추후 확인 뒤 이를 불허할 수도 있다"는 애매한(?) 해석을 내려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변호인은 공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변경된 공소장은 말로 강요를 했다는 1심 공소 사실에, 피고인들이 행동으로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라면서 "다수의 사람이 한 사람에게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행동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는지 구체적인 언급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OO에 대한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크라운제이의 2심 선고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20분, 같은 법정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크라운제이는 법정에 참석한 취재진에게 "결백하다는 제 입장은 이전과 동일하다"며 "계획대로 오는 25일 강남 모 클럽에서 쇼케이스를 갖고 신곡 3곡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