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만 입증할 수 있다면‥" 변호인, 무더기 증인 출석 요청
  • 전 매니저 서모씨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가수 크라운 제이(32·본명 김계훈)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대거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려 주목된다.

    12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320호 형사법정(형사 1단독·부장판사 하현국)에서 진행된 크라운제이의 폭행(상해·공갈 등) 사건 재판에서 크라운제이의 변호인은 "지난해 8월 29일 서씨로부터 문서 3개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들은 모두 대출에 대한 것들이었고 서씨가 스스로 제공한 것이었다"며 "강요에 의해서 작성된 게 아니"라고 항변했다.

    또 서씨에게 '공갈 협박 및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크라운제이가)일행들과 함께 커피숍에 있을 당시, 잠깐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 대니얼 신 등 일부 지인들과 서씨가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라운제이는 폭행 혐의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서씨가 모 저축은행에서 크라운제이의 명의로 2억원의 대출을 받은 데서부터 비롯됐다"며 "서씨가 이를 제때 갚지 않아 결국 이들과 아무련 관련도 없는 크라운제이의 어머니 김모씨가 부분 변제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왜 크라운제이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서씨의 일을 해결해야만 했는지, 반대로 서씨는 왜 이런 식으로 일을 꾸밀 수 밖에 없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당시 저축은행 '대출 담당자'를 증인으로 소환해 줄 것을 요청한 변호인은 "서씨가 크라운제이 일행으로부터 공갈 협박 및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소, 즉 커피숍이 정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차단된 곳이었는지, 그리고 당시에 실제로 폭행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커피숍 점장 김모씨도 함께 증인으로 나와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변호인은 "크라운제이가 모OO 설렁탕집에서 서씨를 만나 요트 각서를 받았고, 같은날 서씨가 (크라운제이와 함께)크라운제이의 집을 방문, 어머니를 뵀던 적이 있는 만큼 설렁탕집 주인과 어머니 김모씨도 함께 증인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요트 관련 서류를 서씨에게 처음으로 건네준 김OO, 연예기획사 관계자 노모씨, 그리고 커피숍에 크라운제이와 함께 있었던 지인 J모씨와 김모씨도 증인으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수년간 크라운제이의 로드매니저로 활동해 온 서씨는 "지난해 8월 29일 크라운제이가 지인 3명을 대동해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1억원 상당의 요트 양도 및 2억원의 대출금 중 1억원을 갚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할 것을 강요했다"며 "당시 크라운제이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 크라운제이 일행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창희)는 6월 21일 공동상해와 공갈·강요 혐의로 크라운제이와 가수 대니얼 신(35)을 불구속 기소했다. 요트 각서 사건 현장에 있었던 크라운제이의 또 다른 지인 2명은 가담 정도가 약해 기소유예 처분됐다.

    크라운제이와 함께 폭행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작곡가 대니얼 신(DANIEL CHUNG HWAN SHIN)은 이날 변호인 및 통역관과 함께 출석해 크라운제이 옆에 나란히 앉았다.

    대니얼 신은 지난해 8월 29일 크라운제이, J모씨, 김모씨 등과 함께 모 커피숍을 찾아가 서씨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공갈 협박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대니얼이 서씨에게 욕설을 내뱉고 오른손으로 서씨의 왼쪽 어깨를 치는가하면 멱살을 잡고 '오늘 우리와 끝장을 봐야겠다'는 말을 하면서 유리병을 들고 가격하려는 위협을 가했다"고 공소장에 적힌 내역을 읽어내려갔다.

    그러나 이같은 혐의 내역에 대해 대니얼 신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한 뒤 "자신은 10년 이상 서씨와 선후배 사이로 지내왔다"면서 "당시 서씨의 뒤통수를 2차례 툭툭 친 것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신은 "한국에 와서 음악 활동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서씨는 크라운제이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인데, 이제부터는 동생으로 부르고 싶지 않다. 머리가 아주 복잡하다"고 밝히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편 크라운제이의 변호인은 ▲서씨가 증거물로 제출한 '상해진단서'에 대해서 "사실확인의견서를 제출하겠다"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고소인 서OO에게 유리하게 편집된 '녹취록', ▲마치 혐의 내역을 인정하는 것처럼 기재된 김계훈(크라운제이)에 대한 '피의자 심문조서'에 대해서도 부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아이폰을 크라운제이에게 갈취당했다는 서씨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크라운제이는 서씨의 아이폰을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차기 공판부터 증인들에 대한 대질심문 위주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고소인 서OO와, 폭행 사건 현장(커피숍)에 있었던 크라운제이의 지인 김OO를 2차 공판 증인으로 채택했다.

    다음 공판은 9월 7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