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차분하고 근신하는 마음으로 전대 치러야"친박계 "대선 무난하게 관리할 당 대표 필요"
  • 새누리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내달 15일 열기로 하면서 ‘대표’ 물밑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공식적으로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가 현재까지는 없으나 자전타전으로 거론되며 후보망이 좁혀지고 있다.

  • 새누리당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과반의석’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연이은 파문으로 김형태‧문대성 두 당선자를 잃으면서 어렵게 쌓은 쇄신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이번 전당대회는 차분하고 굉장히 근신하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 대표는 오는 12월 대선에서 당을 이끌고 대선경선을 맡아야 하는 자리이다. 이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관리형’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친박계 의원은 20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가 나서서 성과를 내는 일 보다는 대선을 무난하게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17대 대선 과정을 살펴봐도 경선이 과열될 때 잡음 없이 관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 ‘관리형’ 당 대표…남경필 황우여 김무성 강창희  

    당내에서는 남경필‧황우여 의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약세를 보인만큼 수도권 출신을 당의 얼굴로 내세워 대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5선에 오른 남경필(경기 수원병) 의원은 수도권 다선 의원들 가운데 참신하다는 얘기가 나오나 다른 후보들에 비해 무게감이 덜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또 5선의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은 18대 후반기에 원내대표를 맡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큰 탈 없이 원내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대중성이 부족하고 당 장악력이 떨어지다는 게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선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권에서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6선이 되는 강창희 당선자(대전 중구)는 차기 당 대표로 거론돼 왔지만 5공 시절 비례대표 출신으로 국회에 입문했기 때문에 국회의장 후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경남(PK) 민심이 심상치 않았던 만큼 영남권 대표론도 탄력을 받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 한 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줄탈당’ 사태를 막아낸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 PK 지역선전에 큰 역할을 한데 대한 당내 기류도 우호적이고 박 위원장과의 감정도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 ‘정책형’ 원내대표…서병수 이주영 유승민 등 거론

    전당대회에서 중립성향의 당 대표가 선출되면 정책 쇄신을 이끌어갈 원내대표 선출은 지역과 계파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박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약속한 정책공약을 100일 내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해 온 만큼 대야협상의 최전선에서 돌파력을 갖추고 ‘정책 드라이브’에 나설 수 있는 인물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19대 통합민주당에서는 최재성, 김현미, 우상호, 김현 당선자 등 전투력을 갖춘 파이터들이 대거 입성한 만큼 여기에 맞설 수 있는 돌파력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다.

    여당 한 관계자는 “소위 ‘이빨’이 센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여기에 맞설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로 서병수, 이주영, 이한구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은 오랜기간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해오며 박 위원장의 정책을 성실히 보좌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PK 의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다른 계파 의원들과도 무난하게 잘 지내왔다는 강점이 있다.

    이주영 의원(경남 마산)은 비대위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아 박 위원장과 긴밀히 호흡을 맞춰왔고, 친박 정책통인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도 거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