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남자들, 여자 환심 얻으려 사주는 것이?

    음식은 속성 사랑은 느림
    강철민 기자

    오늘날 햄버거는 우리의 외식 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있어 햄버거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메뉴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메뉴가 그리 흔하겠는가?

     남한에서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햄버거를 평양에서도 맛 볼 수 있다. 다만 우리와는 가격차이가 좀 나는데, 평양의 햄버거는 성인의 한 달 월급에 견줄만하니 비싸도 너무 비싼 게 흠이다. 물론 평양의 햄버거는 맥도날드 같은 전문체인이 아닌 손수 제작한 수제 햄버거이다.

  •  평양에서 햄버거는 다른 말로 속성음식이라 불린다. 속성음식점은 그토록 비싼 가격에도 평소 몇 시간이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분점까지 낼 정도로 인기를 끄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 상류층 젊은 남녀에게 있어서 햄버거 가계는 반드시 한번은 걸쳐 가야할 특별한 데이트 코스 이다.

     사실 북한에 햄버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 전역에 식량난이 휩쓸 무렵이었다. 북한의 당 간부들 마저 식량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해 굶주리는 상황에 이르자 북한은 상대적으로 외국지원을 받기 쉬운 햄버거와 통조림 등을 학생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햄버거는 ‘고기겹빵’이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당국은 학생들에게 공급할 햄버거 공장을 직접 설립해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했다.

  •  여기에 더 나아가 북한은 지난 2001년 유럽에서 광우병 파동이 발생했을 때 독일과 스위스로부터 폐기처분이 된 소 712톤을 무상으로 들여왔다. 유럽에서 자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광우병으로 의심, 처분한 소들을 자국민을 먹이기 위해 햄버거 패티로 둔갑시킨 것이다.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 미국산 소고기 문제로 한참 시끄러웠던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정보가 차단된 자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이 남한에서 일어났다면 벌써 폭동이 수 십번도 더 났을 것이다.

    한편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이렇게 외식사업이 발달한 이유는 집에서 제대로 음식을 해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북한 주민에게는 한 달 월급과 맞먹는 돈이어서 별도의 자영업을 하지 않는 근로자들에게 있어 햄버거집 외식이란 하늘의 별 따기 마냥 높이 보이는 것이다.

     상황이 어러하니 현재 북한에서의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90년대 남한에서와 마찬가지로 젊은 남녀 사이 외식하고 싶은 장소 1위라고 한다. 다만 남한의 패스트푸드점은 중고등학생들 사이 최고의 선망장소라면 북한은 젊은 남녀 사이 데이트 선호 코스 1위라는 것이다. 마치 한 때 우리나라 빵집이 선남선녀들의 맞선 장소였듯이 말이다.

     어찌보면 햄버거를 살 수 있는 남자의 능력에 따라 여자의 마음을 잃을 수도, 혹은 얻을 수도 있으니 북한이나, 남한이나 남자의 경제력은 성공적인 데이트에 있어 빠져선 안 될 필수 조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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