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를 통해 얻는 가르침
부족해서 절약하는 것이 아니다
서영석 기자 www.newfocus.co.kr
탈북인 여성 김혜연(26.가명)씨와 결혼한 한국인 이정민(33. 가명) 씨는 부인과의 외출 시에는 구두보다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고 했다.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내가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기를 원해서 바쁘지 않을 때는 2~3정거장 거리는 걷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운동 삼아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 그러더라”면서 은근히 아내의 알뜰함을 자랑했다.
탈북자 이정숙(38. 가명) 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버린다”며 “남한사람들은 물자가 풍부해서 그런지 음식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며 자신은 북한에서 생활할 때 음식을 아끼던 것이 버릇이 돼서 지금도 음식을 대할 때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뒤늦게 대학을 다니는 탈북자 박영미(33. 가명)씨는 집에 있을 때는 필요 없는 전기는 반드시 끈다고 한다. “북한에 살던 시절 등잔불을 켜고 책을 보다가 가끔 전기가 들어와서 환해지면 가슴이 뛸 만큼 기뻤다"며 그때부터 전기의 고마움을 알기에 지금도 아끼며 쓰고 있다는 것.
물론 대부분의 탈북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므로 절약을 하는 것 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통해서 그들과 같았던 예전 우리의 절약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도 60~70년대에 ‘한 집 한 등 끄기’라는 구호가 있었다. 기자도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불 꺼"라는 말을 수시로 들었고 그 당시 어머니들은 연탄 한 장으로 난방과 밥 짓기를 해결했으며 아버지는 전기 스위치에 ‘절약’이라는 문구를 붙여놓으셨다.
그 당시에는 전기뿐 아니라 모든 물자를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이 있었고 숫자상으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오늘날 지금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진정한 선진국민일수록 물자가 풍부해도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있다. 국민소득이 한국의 2배인 미국인은 재활용 물건을 모아서 파는 것이 일상화되어있으며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또한 동네마다 열리는 중고 벼룩시장을 통해 주민이 서로 쓰던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한다.
요즘 한국의 공영방송에서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에너지 아끼기’ 등 예전처럼 절약정신을 강조한 홍보방송을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탈북자를 통해 얻는 가르침, 그것은 작은 것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인간의 미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