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진한 한국 사람들

    지금 한국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가관입니다. 각 당에서 자당 의원이 더 많이 선출될 수 있도록 선거구역 문제를 놓고 몸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당선 되기 전부터 몸싸움으로 근육을 단련하는 모습은 정말로 가관이었습니다. 이들이 당선되면 몸싸움 하는 것을 예사로 여길 것 같아 벌써부터 실망이 앞섭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세계 최저수준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법을 만들게 허용하는 국민은 정말로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이번에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은 헌신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까지 예상할 줄 아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여야가 이번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내 놓는 복지공약은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너무나 순진한 발상들입니다.

    이렇게 남한에서는 선거 때문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 북한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까지 사정권에 들어 갈 방사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우리 삼군(三軍) 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니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북한의 방사포가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이 방사포는 재장전(再裝塡) 없이 24발의 발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북한은 남한과의 전쟁을 꼭 하고야 말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무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볼 때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여유 돈이 있었다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데 남한의 정치하는 사람들은 북한에 더 많은 원조를 해야 한다고 순진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순진성은 세계 각처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말리아의 해적들이 한국선박을 잡으면 대박이 났다고 한답니다. 이유는 몸값을 쉽게 제일 많이 지불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중동에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관여하지 말아야 할 자원외교를 한답시고 그 많은 돈을 탕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그 수익성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하는 일들을 이 방면에 문외한인 정치가들이 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외국에 나가서 이라크에 유전개발권,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그리고 남미와 중동에서 유전개발과 다른 광물들을 얻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날리고 돌아 왔습니다. 정말로 순진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자원이 있다고 속이는 외국 사람들과 상대할 때는 순진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에는 순서가 있고 그 일의 적임자는 그 일을 잘 아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명심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가들은 자기들이 적임자인양 나서서 그들과 계약을 합니다. 공명심과 순진함이 함께 작동한 것입니다.

    이제 3월15일부터 한미 FTA가 발효된다고 한미 양국이 발표했습니다. 이제 미국과 FTA가 체결되지 않은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하여 미국을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미FTA가 발효되기까지 양국의 전문가들이 거의 10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제 한미 양국 의회는 이것을 통과시켰고 양국 대통령은 서명까지 했습니다. 이 안(案)은 인간이 만들었기에 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면 양국이 서로 만족할 수 있겠다고 해서 한국과 미국이 서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야당에서는 이를 반대하기 위해 미국 의회에까지 반대서한을 보냈습니다. 미국의 의회는 우리나라 의회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이 국회의장의 명의로 보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식 공문이 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순진한 처사였습니다. 이제 한미FTA를 반대한 당이 여당이 되고 대통령이 된다면 세계 어느 국가도 대한민국을 믿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서신 보내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천안함 폭침이 국제폭약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임에서 북한소행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그것을 믿기 어렵다고 순진하게 유엔에까지 서한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제 북한은 천안함 폭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것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순진한 사람들은 자기들의 불찰에 사과한다는 말이 없습니다. 미국의 쇠고기가 광우병을 유발한다고 믿었던 순진한 사람들은 촛불을 들고 야단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의 쇠고기가 저렴하고 좋다고 순진하게 즐겨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광우병의 증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반대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제주도 강정마을로 가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 사람들에게는 국가보상이 이미 지불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바다를 지켜야 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도 목숨을 바쳐 지켰습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외부와의 대치(對峙)를 항상 예상하고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제주도 강정마을은 북한의 잠수정이 잠입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해군은 우리나라 선박을 비롯해서 수많은 외국 선박들이 제주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해야 할 국제적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은 국위선양 차원입니다. 그리고 불법어획과 영토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 해군이 이 지역에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정권에서 이 해군기지 건설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건설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순진합니다. 사리를 판단 못할 정도로 순진합니다. 미래를 보지 못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순진한 반대만 없었다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진짜 순진한 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 순진은 바보와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로버트 김(robertkim0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