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논란일까 고심 "당사자 민간인 신분 부담스러워"..전문가에 법률 검토의뢰
  • ▲ 양건 감사원장ⓒ
    ▲ 양건 감사원장ⓒ

    감사원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감사를 요구하는 여론이나 사안의 중요성을 볼 때 감사 타당성이 있다는 의견도 많지만, 당사자인 박 시장과 곽 교육감의 아들이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총선을 앞두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은 감사를 꺼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야권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박-곽 두 단체장에게 몸 사리기를 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앞서 지난 8일 강용석 무소속 의원은 “병무청은 박 시장 아들의 재검 과정에서 3개 징병검사 규정을 위반했다. 이런 위법·부당행위가 개입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장기간 방치하는 건 공익을 현저히 해치는 것”이라며 감사를 청구했다.

  • ▲ 대한국당 대표단이 박원순 시장의 퇴진 시민운동본부를 공식 결성했다. 왼쪽부터 김형좌 대한국당 고문, 최태영 인천시당 대표, 이계성 대한국당 공동대표, 봉태홍 대한국당 공동대표, 권종길 서울시당 대표, 유종렬 경기시당 대표, 김흥중 고문, 최석만 사무총장.ⓒ뉴데일리
    ▲ 대한국당 대표단이 박원순 시장의 퇴진 시민운동본부를 공식 결성했다. 왼쪽부터 김형좌 대한국당 고문, 최태영 인천시당 대표, 이계성 대한국당 공동대표, 봉태홍 대한국당 공동대표, 권종길 서울시당 대표, 유종렬 경기시당 대표, 김흥중 고문, 최석만 사무총장.ⓒ뉴데일리

    감사 착수의 핵심은 청구된 내용이 ‘공익감사 청구 규정’ 충족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정상 19세가 넘는 300명 이상의 국민은 주요 사업의 예산 낭비·지연, 불합리한 시책·제도는 물론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 공익 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

    감사원 측은 병역 비리 자체는 공익과 관련된 사항으로 보면서도 개개인의 병역 비리 의혹이라는 점이 감사 착수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민간인인 박 시장과 곽 교육감의 아들을 직접 감사할 경우 비슷한 감사 청구가 줄을 이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감사 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이후 일반인이 300명의 연서를 받아 특정인의 병역 면탈 의혹을 제기하면 이를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감사원은 병무청 병역 업무 전반을 감사한 적은 있지만, 개인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한 적은 없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익감사 청구로 접수된 이번 건에 대해 현재 감사 청구 요건 충족 여부 및 청구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등 감사 실시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 결과에 따라 각하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좌) 키 173cm 63kg 박주신과 같은 체형을 가진 허리디스크 환자의 MRI 비교. 전문의들은 좌측 사진에 대해 90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용석 의원실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좌) 키 173cm 63kg 박주신과 같은 체형을 가진 허리디스크 환자의 MRI 비교. 전문의들은 좌측 사진에 대해 90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용석 의원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문제라는 것도 고민거리다. 감사가 진행될 경우 예상되는 야권의 ‘정치 탄압’ 목소리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법률 자문가를 비롯한 감사원 안팎의 전문가들에게 관련 사항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병무청 감사에 이번 사안을 병합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병무청은 기존 감사 계획에 따라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병무청을 상대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에 대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도 실지감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이 문제다. 감사원 관계자는 “병무청 실지감사 기간까지 이번 건의 감사 실시 여부를 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의 MRI 사진(좌) 키 173cm 63kg 박주신과 같은 체형을 가진 허리디스크 환자의 MRI 비교. 전문의들은 좌측 사진에 대해 90kg 이상 고도비만 환자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용석 의원실

    한편 감사원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감사 착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감사를 청구한 강용석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감사원이 박원순,곽노현 아들병역비리 감사착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뉴스가 떴습니다..뉴스의 댓글과 감사원 게시판에 조속히 감사착수하라는 글을 남겨주십시오”라며 감사 착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