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병무청, 서울시청 홈피 “공개 신검" 요구 봇물누리꾼들 “떳떳하다면 공개 신검 요구 응해라”
  • ▲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소아외과 교수(자료사진)ⓒ 사진 연합뉴스
    ▲ 세브란스병원 한석주 소아외과 교수(자료사진)ⓒ 사진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박 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MRI 진위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의혹을 바라보는 여론의 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의혹의 진실여부를 놓고 '맞다', '아니다'라는 갑론을박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인식의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감사원이 감사 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감사원과 병무청 홈피 자유토론방이 박주신씨에 대한 재신검 요구와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는 글로 도배된 가운데 서울시청 자유게시판도 관련 글로 넘쳐났다.

  • ▲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서울시청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
    ▲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서울시청 자유게시판 캡처 화면ⓒ

    여기에 나영이 사건 담당 의사로 잘 알려진 연세대 의대 한석주 교수가 실명으로 감사원 자유토론방에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감사를 촉구하는 글을 남기면서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박 시장 아들의 공개 신검을 요구하고 있다. 이중에는 민주당 등 야당 지지성향의 젊은층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여 이 사건이 새로운 정치쟁점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개 신검과 감사를 촉구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그동안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대응을 회피해 온 박 시장측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의원이 감사청구를 신청한 감사원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이나 병무청, 서울시청 게시판 글들의 대부분은 공개 신검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병역비리는 온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
    고위 공직자로서 사소한 의혹에 연루되더라도 명쾌하게 해명해야 하는데,
    지금 서울시장은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말로 회피하고 있다.
    그러면서 총선 후에 손봐주겠다니,
    서울시장 비리 의혹과 총선이 무슨 관련이 있나?
    서울시장 자리는 대통령 다음 가는 선출직이면서
    서울 시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며
    서울시를 대표하는 직책이다.
    그런 자리에 있는 박원순 시장이
    국회의원이 제기하고 다수의 시민과 전문 의사까지 의혹을 제기하는 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묵비권은 범죄자를 위한 권리이다.
    박원순 시장은 의혹을 인정하는 것 밖에 더 되나?
    시장이 서울시를 욕보이고 있다.
    속히 해명하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가?“

    “신문기사를 보니 연세대학교 교수님께서 박주신의 MRI는 바꿔치기 된 것이 분명하다고 하더군요. 여러 다수의 의사들도 동일한 의견입니다.
    국민이 보고 있고, 서울시민이 보고 있고, 가족이 보고 있습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서울시장의 의무이고, 한 가족의 가장인 아버지의 의무일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없으면 그 또한 해명하여 국민적 의혹을 해소시켜 주어야 올바른 시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자해지... 스스로 묶인 것을 풀어야 할 때입니다“

    “지나간 몇 날 사이 시장님의 아들 병력 의혹에 대한 관심이 폭주한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시장님은 여기에 한 말씀도 안하시는지요...
    오늘 신문에 보니 총선이 끝나고 대응을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대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도덕적으로 흰 눈처럼 깨끗하다고 하시더니 ...지난번 시장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리와 의흑에 대해서 그렇게 열변을 토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찌하여 본인의 일에는 그렇게 너그러우신지요?
    지금 당장에 아들에 대한 해명과 의학적으로 명명백백 시시비비를 가려 주시길 원합니다.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열어 속시원하게 해명하세요“

    박 시장이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고 ‘정공법’을 택해 공개 신검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렇게 거센 국민적 비난의 소리를 듣고도 억울하지 않습니까?
    어서 빨리 공개신검 받고 의혹을 푸세요“

    “묵비권 행사나 시간 끌기 하면 덮어질 것 같아요? 천만에요!
    두고두고 시장님이나 자식의 앞길에 장애물이 될 겁니다.
    일에는 때가 있는 법, 때를 놓치면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도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큰 결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시장님을 믿습니다. 해명 부탁합니다.
    시장님 아드님 병역비리라고 하지만 전 아드님 결백할거라 봅니다.
    더이상 가면 사회가 혼란스럽게 됩니다.
    이제 MRI 찍어서 강용석씨 의원직 박탈해 주십시요.
    강용석 의원 아주 간단하게 날려 버릴 수 있습니다“

    야당 지지자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곧 있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시장님 민주당에 절대 입당해서는 않됩니다.
    민주당 쉴드 이용하려고 하다가 민주당까지 다 말아 드십니다“

    현재 감사원과 병무청, 서울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토론방은 이와 관련한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양상도 바뀌고 있다.

    주말까지는 박 시장을 지지하는 글도 적지 않게 올라오며 게시판 내부에서 자체 토론이 벌어졌으나 현재는 박 시장을 옹호하는 글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의 확산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30대가 특히 많이 찾는 디시인사이드 등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감사원과 병무청, 서울시청 자유게시판 등을 캡처한 이미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젊은 세대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의혹을 제기한 강 의원은 자신의 트윗에 '포기를 모르는 남자, 박원순 안철수 저격수, 병역비리 스토커'로 자신을 소개하며 "서울 전역에 박원순, 곽노현 병역비리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렸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확산과 관련해 “(연세대 의대) 한 교수가 주장한 내용은 강 의원이 제기한 내용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이어 그는 "강 의원이 제시한 MRI가 무엇인지 병무청에서 알 길이 없고, 이미 신검 관련 유권해석기관인 병무청이 거듭 박 시장 아들의 MRI가 맞다고 한다"며 “강 의원의 주장은 대항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나아가 류 대변인은 “강 의원이 병역비리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선거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병역 의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