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나라로 분류되는 영국조차도 최악의 청년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여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분노를 표출, 여러 차례 폭동을 일으켰지만 이로 인해 청년 실업자들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안좋아져 구직이 더 힘들어진 상황이다.

    니키 에드워즈(19)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젊은 여성 가운데 한 명이다.

    교양있는 말을 쓰고 침착한 성격을 가진 그는 지난 2년간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해봤지만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대학 졸업 뒤에도 일자리가 없고 교육훈련을 받는 상태가 아니라면 작년 여름처럼 폭동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상황이 매우 어렵고, 앞으로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럽 상당수 국가들의 채무위기는 유럽 대륙 전반의 청년 실업률을 크게 높이고 있다.

    스페인은 16~24세 청년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 실정이며 그리스는 48%나 된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위기 국가들도 30%에 달한다.

    영국도 22.3%를 기록해 지난 1992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청년실업률은 18%로 집계됐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소외감이나 분노가 날로 쌓여가고 있다. 결국 이런 적개심은 폭동으로 표출돼 그리스의 아테네나 영국 런던 등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최근 나온 유럽의 경제지표들은 경기침체나 정체 상황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당분간 고용사정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작년 여름 영국에서 발생한 폭동에는 학교를 졸업했지만 일자리나 교육훈련 기회를 갖지 못한 젊은이들이 주로 참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의 숫자는 130만명 가량으로, 청년 5명 가운데 1명은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실정이다.

    만성적인 청년 실업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데도 영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리기보다는 부채감소를 우선하는 정책을 쓰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의 힐러리 스티드먼 이코노미스트는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는데도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처럼 곤경을 겪게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