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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7일 김정남은 중국 베이징에 나타나 일본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일본 TVS방송이 전했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북한체제와 김정은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김정남과 주고받은 e메일 150여 통을 책으로 펴낸 고미 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의 미공개 e메일을 입수·보도한 동아일보에 따르면, “현실을 직시해 직언하는 사람에게 기다리는 것은 처벌뿐”이라며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이같이 비판했다.
김정남은 김정은에 대해 “그 어린애의 표정에는 북한처럼 복잡한 나라의 후계자가 된 인간의 사명감과 진중함, 앞으로 국가비전을 고민하는 표정 등을 전혀 읽을 수 없다”고 깎아내렸다.
북한에 대해서는 "돈 버는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고위층에 상납하지 않을 수 없는 뇌물 금액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을 연상시킨다"며 곧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고미 위원 "김정남의 표현이 과격해진 것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나흘 뒤인 2010년 11월 27일 보낸 e메일에서 김정남은 "연평도 사태는 북한 군부가 자기들의 지위와 존재 이유, 핵 보유 정당성을 표면화하기 위해 범한 도발이다. 아버지는 늙고, 후계자는 어리고, 숙부(장성택)는 군 경력이 하나도 없어 북한 군부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직전인 지난해 12월 13일 e메일에서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북한 수뇌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붕괴됐다"며 "나이든 리더, 경험이 부족한 후계자, 실추한 경제…북한을 둘러싼 정국은 위험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이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에게 책임을 물어 처형했지만 화폐개혁은 일개 간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주민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11월 4일 e메일에서 김정남은 노동신문 전자판 발행과 관련해 "전자판은 정은을 외국에 홍보하기 위한 것인데 용모만 김일성 주석을 닮아서야 홍보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또 "노동신문은 인쇄할 종이가 부족해 주민들이 읽을 수 없다"면서 "전자신문은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북한 주민 중 컴퓨터를 가진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겠나. 컴퓨터가 있어도 전기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하나"고 북한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러시아를 방문했던 김정일에 대해 "신년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3대 세습을 정착시키고자 뭔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협력과 식량구걸이 가능한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 외에 어디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한국어로 ‘구걸’이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다.
김정남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문하면서 북한 젊은이들이 한류와 자본주의 바람에 이미 물들어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부러지지 않는 철은 부러질 수 있다. 너무 강하면 갑자기 부러질 수 있다. 북한의 철권 통제에도 한계가 있다. 세상 만물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고미 편집위원의 미공개 e메일은 일본 시사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3월호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일본 TVS 방송은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 나타난 김정남을 카메라로 잡았다고 전했다. 그 날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아버지 김정일과 나, 김정남 단독고백>이 출간된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