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2월 美27연대 이지중대, 육박전으로 중공군 대대 격퇴‘육박전 영웅’ 밀렛 대위, 수류탄 파편에 맞고도 끝까지 지휘
  •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나오는 ‘이지중대’ 말고 6.25전쟁에서 ‘영웅들’로 불렸던 ‘이지중대’의 기념식이 열렸다.

    한미연합사(이하 연합사)는 3일 “6.25 전쟁 당시 ‘180고지 전투’에서 불굴의 투지와 용맹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끈 美8군 25사단 27연대 이지(easy)중대 중대장 루이스 밀렛(Lewis L. Millet) 대위를 기리기 위한 ‘180고지 전투’ 61주년 기념식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거행됐다”고 밝혔다.

    연합사 전투협조실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韓공군작전사령관, 북부전투사령관, 美 7공군사령관, 연합사 작전참모부장 등 한ㆍ미 장병 100여 명이 참석했다.

    ‘180고지 전투’는 1951년 2월 7일 오산기지 내 180고지에서 이지 중대가 중공군 400여 명과 교전한 전투다. 전투에서 이지 중대는 중공군 사살 47명, 포로 60여 명, 기관총 등 다수의 장비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놀라운 것은 ‘육박전’으로 이런 전과를 올렸다는 점이다.

    중대장 밀렛 대위는 180고지 주변에서 중공군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아 중대원들의 사기가 급격히 떨어지자 선봉에서 “나를 따르라”며 대원들을 독려하는 한편, 총에 착검을 한 후 직접 적 진지로 돌격, 수많은 적을 육박전으로 제압했다.  

    이런 중대장의 모습을 본 대원들도 정신을 차리고 중대장과 함께 적 진지로 뛰어들어 대대 규모의 적을 무찌르고, 180고지를 확보했다. 당시 밀렛 대위는 수류탄 파편에 맞았음에도 고지를 확보할 때까지 지휘를 했다고 한다.

    이 전투 이후 180고지는 ‘육박전 고지(Bayonet Hill)’로 불렸고, 미군 역사상 ‘마지막 총검전투 전승지’로 기록되기도 했다.

    밀렛 대위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의회 명의로 수여하는 ‘미군 명예 대훈장’을 받았으며 1998년부터는 오산기지 내 ‘180고지 도로(Hill 180 Road)’를 ‘밀렛 도로(Millett Road)’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이 같은 ‘육박전의 영웅’ 밀렛 대위는 전역 후에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오다 2009년 11월 14일 美캘리포니아州에서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한편 양국 국가 연주로 시작된 이날 ‘180고지 전투’ 기념식은 美51전투비행단장 맥켄지(Patrick T. McKenzie) 공군 대령의 환영사, 180고지 전투소개, 연합사 작참부장 맥도널드(John A. Macdonald) 육군 소장의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끝 무렵에는 美공군 F-16 및 A-10기가 추모비행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