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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설명절은 어떻게 다른가?
김하늘 기자
북한에선 양력설을, 남한에선 음력설을 크게 쇠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사실 남과 북의 차이를 또 한번 실감하게 한다.
과연 어떤점이 다르며 또 북한에선 설명절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해 뉴포커스가 알아보았다.1. 북한의 설명절은 1월 1일
북한은 1월 1일을 설날이라고 한다. 이는 사회주의 구 소련 영향을 받아서이다.
더구나 김일성의 신년사로 시작되는 1월 1일이어서, 그런 신격화와 맞물려 북한의 음력설은 사실 명절 의미가 아니라 그냥 휴일일 뿐이다. 때문에 1990년대 초반까지 북한에선 음력설이 거의 평일이나 다름없었다. 김정일이 1991년 경 음력설을 휴일로 정하면서부터 달력에도 음력설이 빨간 날짜로 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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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충성으로 시작되는 북한의 설명절
김일성이 사망하기 전까지 북한의 설명절은 정치의 하루였다.
직장에 모여 오전 8시부터 TV에서 방영되는 김일성의 신년사를 시청했고, 그것이 끝나면 곧바로 김일성 동상들을 참배했다. 김일성 사후 김일성의 신년사는 북한의 주요 일간지들인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동맹 공동사설로 대체되면서 북한 주민들도 좀 편해졌다. 직장에 굳이 나가지 않고, 집에서 공동사설을 보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동상참배 질서만은 변하지 않아 모이고, 출석 부르고, 참배하고 나면 거의 오전 시간이 다 가버릴만큼 명절의 여유가 없다.
3, 북한의 설명절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북한의 설명절은 대체로 직장 사람들끼리 모여 즐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동상참배 질서 때문이다. 오전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김일성동상을 참배하고 나면, 그 분위기에 이끌려 끼리끼리 몰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동상참배 전통이 만든 북한만의 명절 문화인 셈이다. 그래서 직장들에선 설명절 쇠는 집을 아예 한 집으로 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동상참배가 끝나면 직장 동료, 그 가족들까지 모두 그 집으로 몰려가 서로 새해를 축하하며, 음식을 나눈다. 때문에 직장들에선 사전에 돈을 모아 파티를 위한 요리 재료들을 사서 그 집에 보낸다. 그럴 형편도 못되는 직장들에선 각자가 알아서 당일에 음식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렇게 웃고 떠들며 직장 동료들과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설명절의 온 하루를 보낸다.
4. 가족 친척들과의 설인사는 1월 2일에
1월 1일은 직장일정에 묶여 사적인 내왕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1월 2일에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다닌다. 그날은 가족 친척이 모이는 날이기도 하다. 또 친척들끼리 오랜만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물건을 나누기도 한다. 그 날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이다. 세배돈을 받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떡이나, 간식 등 음식을 줘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행복해 한다.
5, 북한의 설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가?
북한은 설음식이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 미식을 따질 만큼 풍족한 나라가 아니어서이다.
어떤 음식이든 많기만 하면 되는데 그 중에서도 고기가 있으면 더 원할게 없다. 북한의 설날은 쌀밥을 먹는 날이기도 하다. 쌀이 없어 온 한해 감자와 옥수수로 버티면서도 그 하루를 위해 남몰래 매일 조금씩 쌀을 모으는 어머니들이다. 또 남자들에겐 마음껏 취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북한에는 "설날은 술날이다."는 말도 있다. 질적인 음식보다 양적으로 차리면 행복한 설음식인 것이다.
6. 북한에서 가장 큰 설 선물은?
우선 최고 권력자의 선물이 있다. 그런 선물은 비서급, 중앙급, 국장급으로 나누어지는데 비서급 같은 경우에는 스위스 고급시계, 가구, 가전제품, 등 고가의 물건들과 일반적으로 고급양주, 이태리 양복천, 각종 고급 통졸임 등이 들어있는 선물박스를 하나씩 받는다. 중앙급은 중앙당 조직부 간부대상에 해당되는 전국의 간부들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그 박스에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북한에선 볼 수 없는 남방과일, 북한 용성특수식료공장에서 나오는 식품들이 들어있다. 국장급은 그 아래 단계 간부용으로서 북한에서 나오는 전국 각지의 특산물이 들어있다.
일반 주민들은 동에서 공급하는 명절식품, 즉 가족수에 맞게 제한된 고기, 식용기름, 쌀을 받는다. 음식이란 먹으면 없어질 뿐,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설날 선물은 달력이다. 한해 동안 달력은 보고 살아야 하는데 종이사정으로 달력생산이 늘 제한적인 북한이어서 꼭 필요한 것만큼이나 기쁜 선물이 되는 것이다.





